약의 부작용이 참 무섭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불과 몇 주전까지만 해도 난임 때문에 복용했던 당뇨약 때문에 뭘 해도 평균 이하의 기분에 사로잡혀 있었다. 식욕도 전혀 없고, 가벼운 우울감이 지속되어 운동하러 나가는 것도 억지로 나를 떼밀어야 했다. 그런데 이번 달치 약을 모두 먹고 난 후부터 나의 기분은 드라마틱한 변화를 보였다. 예전에 밝고 긍정적이던 내 모습으로 돌아와 공원에 나가 걷고 있으면 온몸에 행복이 차오른다.
2020.05.24 매일 걷기 41일차!
오늘도 문득 끝내주게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다. 딱히 무슨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닌데 걸을 수 있는 게 행복하고, 비가 오다가 맑게 갠 하늘이 행복하고, 벌써부터 식욕이 올라 점심을 뭘 먹을까 생각하는 것도 행복했다. 사람의 행복은 이렇게 사소한 것이다. 약 하나에 우울에 빠질 수도 있지만, 너무도 쉽게 행복의 감정을 느낄 수도 있다.
이번 달도 임신에 실패하면 다음 달에 또 약을 먹어야 하지만 지난번 부작용 때문에 선생님께서 다른 당뇨약을 처방해 주셔서 걱정이 없다. 바뀐 약을 5일 정도 복용했는데 다행히 소화가 안되거나 우울해지는 등의 부작용은 없었다.
오늘은 아침부터 아랫배가 아팠다. 배란일이 가까워 배란통 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것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공원에서 걷는 동안에도 배가 당겨 오늘은 중간에 뛰는 구간 없이 천천히 걷기만 했다.
집에 돌아와 생각해보니 복근 운동을 많이 해서 근육통이 온 게 아닌가 싶었다. 근육통에 된통 고생을 해봐서 좀 무서웠지만 나름 복근에 제대로 자극이 전달되었다는 생각에 뿌듯하기도 했다.
걷기 운동을 마친 후 집에서 다리 스트레칭을 꼼꼼하게 하고 똥배를 뿌시기 위한 운동 영상을 3가지나 따라 했다. 경쾌한 팝 음악을 배경 삼아 빠르게 하는 2분짜리 영상, 11자 복근을 위한 5분짜리 영상, 그리고 아랫배에 최적화되어 있는 10분짜리 영상이다. 하고 나면 땀이 비오 듯이 쏟아지고 종종 포기하고 싶은 구간이 있지만 이를 악물고 버텼다. 다 끝나고 나면 고생한 만큼 보람도 있다.
다만, 그 보람이 허리둘레로 출력되지 않는다는 점. 흐흐흐. 오늘의 허리둘레는...
허리둘레: 88.4 cm (첫날과 동일)
똥배 뿌시기 운동은 한 달(30일)을 목표로 시작했는데 이건 뭐... 한 달 후에도 큰 변화는 없을 것 같아 보인다. 한 달 후에는 또 새로운 습관을 덧붙여 봐야겠다.
평화로웠던 일요일. 드디어 금요일에 퇴사를 한 남편의 행복한 얼굴에 나도 기분이 좋다. 매주 일요일이면 회사 갈 생각에 묘하게 그늘이 지던 그 얼굴이 철부지 아이처럼 마냥 해맑은 개구쟁이의 얼굴이 되었다. 남편도 이제 조금씩 운동을 시작했으면 좋겠지만 그가 스스로 결심할 때까지 기다리려 한다.
5월이 벌써 한 주 밖에 남지 않았다. 부디 6월은 코로나 19 걱정도 줄고 더 행복해졌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