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리뮤 Apr 20. 2020

매일 걷기, 매일 쓰기 D-7

매일 걷기와 매일 쓰기를 일주일 동안 꾸준히 하면?



기분이 좋다. 평행선을 그리다가 하루에도 몇 번씩 평균을 밑돌던 기분이 안정을 찾았다. 고장 난 저울의 무게추를 매일 걷기와 쓰기를 통해 제자리로 옮겨놓은 기분이다. 일정한 기분과 컨디션으로 일주일을 지낼 수 있다니 실로 오랜만이다.


어제 오후에 긴 낮잠을 자는 바람에 새벽 1시가 되어서야 잠들었다. 남편이 출근하는 소리에 잠시 눈을 떴다가 그대로 조금 더 잠을 청했다. 걷기 운동을 하기 전에는 보통 9시를 기점으로 일어났는데 딱히 의도하지 않았지만 운동을 시작한 후로는 7시에서 8시 사이에 침대 밖으로 나오는 데 성공했다. 늦게 잠들었음에도 8시가 되기 전 일어나 아침을 간단히 준비했다.


어제 집 근처 공원에서 걷지 못한 게 내내 아쉬웠는데 오늘은 비가 그쳐서 신이 났다. 아직도 하늘에는 구름이 가득했지만 빗방울이 떨어지지 않는 게 감사했다. 간단한 아침 식사를 마치고 집을 나서는데 생각해보니 지난번 남편과 운동을 하러 나갔던 날 자전거 앞바퀴에 바람이 빠졌었다. 아파트 앞에 자전거 바람 넣는 기계가 있어 안심했는데... 어찌 된 일인지 바람을 넣으려 하면 할수록 더 바람이 빠져서 아예 흐물거리는 액체 괴물처럼 변했다. 흠, 오늘은 공원까지 걸어가야겠다.


걷기 운동을 하면서 허벅지에 힘이 좀 붙은 느낌이 든다. 슈퍼에 나갔다 오는 것도 걸어가기 귀찮았는데 이제는 '흠 걷는 것쯤이야!' 하는 마음이 들어 거부감이 없다. 공원까지 15분이 걸리지만 '그깟 15분쯤이야(그런데 왕복으론 30분) 더 걸어도 괜찮아!'


공원에 도착해서 걸음수를 확인하니 2 천보가 조금 넘었다. 좋아, 오늘도 어제에 이어 1만 보 도전이닷!


2020.04.20 매일 걷기 축 일주일!!

오늘은 팟캐스트 대신 밀리의 서재로 책을 들었다. 밀리의 서재가 좋은 점 중에 하나가 바로 이 듣기 기능이다. 눈이 피로해서 아무것도 보고 싶지 않을 때 아주 요긴하다. 걷기 운동을 할 때도 아주 애용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오늘 선택한 책은 <메타인지 학습법>(리사 손)이다. 오랫동안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업을 삼아서 교육법에 대한 관심이 많다. 특히 작년 영어 미술 지도사 수업에서 메타인지 학습법에 대한 중요성을 배웠던 터라 좀 더 자세하게 알고 싶었다.


'메타인지'라는 것은 쉽게 풀어 설명하면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정확하게 아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메타인지가 중요한 것은 자신에 대한 정확한 판단으로 불필요한 공부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필요한 부분을 명확하게 집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도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종종 목격하는 상황이다. 아직 모르는 것이 눈에 뻔히 보이는데 아이 스스로는 자신이 잘 안다고 착각해서 더 이상 들여다보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메타인지를 높이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고 싶었는데 걷기 운동 1시간 안에 그 내용까지는 다다를 수 없었다. 아무래도 며칠 더 들어야 할 듯싶다. 이 책에 대한 내용은 전체를 다 읽은 후 조금 더 깊이 있는 글쓰기로 풀어내 봐야겠다.


가볍게 웃으며 들을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 사실 꽤 머리가 지끈했다. 걸으면서 최대의 집중력을 계속해서 유지해야 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책을 읽어주는 목소리가 사람의 탈을 쓴(?) 기계 같아서 띄어 읽기나 억양이 어색했기 때문이다. 기술이 더 발전해서 정말 사람이 직접 읽어주는 수준까지 올라온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생명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꽃과 나무

초집중 모드로 책을 듣고 있는 와중에 그래도 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장면들은 놓칠 수 없었다. 공원 중앙에 예쁜 색색의 꽃들을 심어두어 자연스레 그리로 끌려가 듯 걸었다. 노란색, 빨간색, 보라색... 세상에 아름답지 않은 색은 없는 것 같다. 나뭇가지에 연약한 연두색 새싹이 매일 조금씩 더 자라나 있다. 곧 나뭇가지 사이로 뒤 풍경이 보이지 않을 만큼 풍성하게 채워지겠지?


누가누가 더 예쁜지 뽐내는 듯한 꽃들!

 평소처럼 네 바퀴를 걸었더니 허벅지 근육도 뻐근하고 종아리도 당겼다. 총걸음수는 9 천보. 이제 슬슬 집까지 걸어가면 1 만보 목표는 가볍게 넘길 수 있겠다. 유후~


어제 개시한 '캐시 슬라이드' 어플이 오늘도 목표를 달성했다며 캐시 뽑기 기회를 주었다. 친구에게 자랑하면 뽑기 기회 1회 더라는 말에 또 남편 카톡으로 전송했다. 처음엔 6원, 두 번째엔 7원으로 오늘은 총 13원을 적립했다. 겨우 이틀째인데 지울까 말까 고민이 된다. (ㅋㅋㅋ)


아무튼, 오늘의 걷기도 멋지게 성공해냈다.





일주일 동안 매일 걷기와 글쓰기를 실천해보니




불면증이 뭐야? 먹는 거야? 고질적인 불면증이 일주일째 감감무소식이다. 이제 밤마다 "잠이 안 오면 어쩌지?"라는 두려움은 옷장 깊은 곳에 넣어뒀다.

변비가 뭐야? 먹는 거야?(에이, 지지) 사실 나는 변비는 없었다. 그래도 배변의 질(?)과 들어가는 노력(?) 면에서 차이가 크다. 아침 걷기 운동과 함께 찾아오는 장신호는 첫사랑처럼 강력하다.

체력과 함께 찾아온 마음의 평화. 항상 기운이 없고 무기력했던 것은 오히려 내가 너무 체력을 비축해서 온 사달이었다. 체력을 적당히 꺼내 쓰니 새로운 힘이 채워졌다. 덕분에 그렇게 싫어하던 요리를 해도 기운이 나고, 하루를 더 알차게 쓸 수 있었다.

매일 글쓰기로 비워낸 상념과 불안. 나는 생각이 많고, 불안이 높은 인간인데 매일 글을 써서 생각을 밖으로 배출하니 조금은 머리가 가벼워진 기분이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부족한 글을 매일 읽고 좋아요 부스터를 주신 브런치 이웃분들 덕에 관심받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채워진 기분이다. (따로 표현은 못했지만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어요!)

걸으면서 즐길 수 있는 수많은 즐거움! 팟캐스트를 들으려 따로 시간을 내지 않아도 된다. 그냥 자연스럽게 이어폰만 딱 끼고 걸으면 되니까. 항상 배움에 목마른 나에게 지식과 체력이 동시에 플러스되는 이 시간이 어찌 소중하지 않으랴!

매일 모습을 달리하는 자연이 주는 기쁨. 내가 살아있는 생명체라는 것을 자연 속에 있을 때 오롯이 느낄 수 있다. 내가 납작한 2D 인간 같다는 기분에 사로잡혔는데 이젠 살아있다는 감각이 충만하다.


남들이 좋다, 좋다, 아무리 말해도 모르던 것을 직접 해보니 뼈 속 깊이 깨닫는다. 돈도 필요 없고 그저 대문을 박차고 나가기만 하면 된다. 한 달 후에는 또 어떤 내가 기다릴지 기대된다.




매일 걷기, 매일 쓰기

D-7 끝!


작가의 이전글 매일 걷기, 매일 쓰기 D-6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