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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뮤 Apr 23. 2020

매일 걷기, 매일 쓰기 D-10

변덕스러운 날씨와 변덕스러운 마음



7시쯤 눈을 떴는데 오늘은 왠지 일어나기가 싫었다. 여태 아침 운동을 나갈 생각을 하면 설레었었는데... 일어나자마자 느껴지는 한기 때문인 듯하다. 요새 바람이 장난 아니게 분다. 추운 날씨를 생각하니 그다지 신나는 기분이 들지 않았다.


그래도 미적거리다가 8시에 몸을 일으키고, 아침을 챙겨 먹고, 고심 끝에 후드티에 목도리를 걸치고 나왔다. 창을 열어봤더니 차가운 바람이 불긴 했지만 볕이 쨍쨍해서 애매한 패션이 되었다.


자전거를 타면 바람이 배로 세게 강타하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목도리를 하길 잘했단 생각이 들었다. 목이 따듯해야 온몸이 따듯한 느낌이 든다. 차라리 더우려면 확실히 덥던가, 요새 같은 날씨는 운동 복장을 맞추기 참 힘들다.


아침을 먹고 느긋하게 있다가 아침 10시에 운동을 하러 나왔더니 평소보다 걷는 사람이 훨씬 많았다. 대부분 나이 많으신 분들과 강아지 산책을 시키시는 분들이었다. 매일 공원에 나오니 이젠 제법 눈에 익은 강아지들이 보인다. 오늘은 아주 통통한 치와와 두 마리를 봤다. 저번에 마주쳤을 때 귀엽고, 크기에 비해 너무 통통해서 기억에 남았었다. '너희도 매일 운동깨나 해야겠구나.'


2020.04.23 매일 걷기 10일차!

오늘은 드디어 <메타인지 학습법>을 끝낼 차례가 됐다! 70퍼센트 정도 들었으니 분명 오늘 운동이 끝나기 전에 다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아침에는 조금 의욕이 없었지만 막상 공원에 나오니 다시 의욕이 되살아났다. 오늘도 힘차게 걸어보자!




메타인지를 "자아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거울에 비친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처럼  스스로를 성찰할 수 있다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이다. 우선 자신의 능력을 과신해서 책임지지 못할 일을 벌이거나, 자신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해서 어떤 일에도 용기를 내지 못하고 주저앉을 일은 없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나를 얼마나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가를 생각해봤다. 아직까지 나의 메타인지는 그렇게 발달된 것 같지 않다. 여태껏 메타인지에 대한 인식조차 없었으니 어쩌면 당연한 걸지도 모른다.


책에 담긴 내용은 사실상 새롭거나 상식을 뒤집을 정도로 놀랍지는 않았다. 대부분 '메타인지'라는 용어를 쓰지 않아서 그렇지 많은 교육에 관한 책이나 자기 계발서에 나오는 내용들이었다. 다만, 이미 알고 있고, 전혀 새롭운 내용은 아닐지라도 그것들을 다시금 정리하고 환기시켜 준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이 책에 대해서는 독서 리뷰를 통해서 더 깊이 이야기해봐야겠다.




걸으면 걸을수록 차갑게 느껴지던 바람은 시원하게 느껴지고, 따듯하게 느껴지던 햇볕은 뜨겁게 느껴졌다. 목에 칭칭 감고 있던 목도리는 진즉에 벗어서 팔목에 둘렀지만 소용없었다.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


바람이 조금 세차게 불러오면 오싹하다가, 바람이 안 불면 금방 땀이 찰 것 같다. 날씨의 변덕에 나의 마음도 장단을 맞추며 좋았다, 짜증 났다를 반복했다. '괜히 목도리는 챙겨 와서 엄청 걸리적거리네', '어휴, 목도리 안 챙겼으면 감기 걸릴 뻔했네!'의 무한 반복이랄까.


추워도, 더워도 변함없이 아름다운 공원!

날씨도 변덕스럽고, 내 마음도 변덕스러웠지만 그래도 공원만큼은 한결 같이 아름다웠다. 추운 날에 봐도 예쁘고, 더운 날에 봐도 예쁘다. 나도 공원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매일 걷기 10일 차라 좀 더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는데 늦게 나오는 바람에 목표 걸음수를 채우지 못하고 3 바퀴째에 출근 준비를 하러 돌아가야 했다.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퇴근할 때 버스를 타지 말고 남은 걸음수를 채우자며 나를 달랬다.


그래서 퇴근 후 나는 어떻게 했을까?


퇴근 후 학원 건물을 나서자마자 '아, 오늘은 무리'라고 속으로 외쳤다. 해가 떨어지자 마치 한겨울의 칼바람 같은 강풍이 불었기 때문이다. 일관성 있는 날씨를 바라는 것도 무리인가.


얇은 코트 깃을 여미며 집으로 서둘러 왔다.


아직 오늘 하루는 끝나지 않았고, 방구석에서라도 남은 걸음수를 채우리! 아자아자, 파이팅.





매일 쓰기, 매일 걷기

D-10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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