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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기준 Jun 09. 2020

영어 일기 쓰기(1)

(추어탕)


‘추어탕이 싫어요’


필자의 초등학교 일기 속 제목이다.


별관 5층 건물의 맨 위층, 급식소를 향해 가던 길에 코끝을 스쳐 간 그 냄새.


필자는 어린 시절 추어탕을 싫어했다.


‘회색과 갈색이 반반 섞인 걸쭉한 질감의 탕’

‘탕 속엔 미꾸라지가 분명 헤엄쳐 다닐 거야’


‘추어탕의 추어’가 미꾸라지인 것을 깨달은 순간 탕 속에 미꾸라지가 숨어있을 것만 같았다.

또한 추어탕 특유의 향이 있었는데 그 덕분에 더 먹기가 힘들었었다. 어른이 된 지금 생각해보면 ‘고수’의 향이었음을..


돌이켜보면, 추어탕이 제공되었던 급식일 적에 필자가 밥을 먹었지 않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일기라는 기록에 비춰보면 추어탕이 어떤 존재였는지 그 시절의 느낌을 생생히 느낄 수 있어서 감회가 새롭다.


글의 내용은 10줄 내외였다. 추어탕을 시작으로 필자가 가졌던 감정까지 담긴 한 편의 작은 글이 완성된 것이다.


‘그 시절 추어탕에 대한 내 감정은 그랬었구나~!’


일기는 즐거웠던 경험을 쓰는 것도 좋으나, 인상 깊었던 기억 또한 기록한다면 훗날 재미로 남을 수 있다.


(일기는 왜 써야 할까? )


‘일기 쓰기는 인생을 변화시키는 가장 쉬운 습관’이라고 한다.


일기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주제에 따라 다양한 경험을 남길 수 있고 나중엔 그 시절을 돌이켜 볼 수 있는 소중한 기록으로 남는다.


아이들의 관점에서 일기는 언제부터 쓰는 게 좋을까? 필자는 되도록 어려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일기는 세 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 어려서부터 일기를 쓰게 되면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근력이 생긴다.
둘째, 하루하루의 과정을 마무리하는 습관들이 쌓여 그에 따른 자신감도 생긴다.
세 번째, 자기반성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필자가 생각하는 어린 시절 일기 쓰기의 최대 강점은 ‘자기반성’이다.

일기 안에 말로는 다 표현하지 못하는 내면의 소리, 기쁨과 슬픔 등 다양한 감정을 제약 없이 스스로 담아낼 수 있다. 이는 아이의 감정을 다스리는 연습에도 큰 도움이 된다.


대부분의 아이는 생각을 글로 옮기는 것을 어려워하는데 이는 당연하다. 써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처음엔 아이의 관심사, 좋아하는 것을 주제로 가볍게 일기를 시작해야 한다.

부모의 넘치는 관심과 사랑은 간섭이 되기에 일기를 쓰는 순간만큼은 지켜보기만을 당부드린다.


‘일기 쓰기는 하나의 훈련이며 이는 영어 공부도 마찬가지’


작은 걸음으로 시작해서 꾸준히 나아가는 식의 훈련이 필요하다.


코로나로 인해 안 그래도 단순했던 아이들의 일상이 더 단조롭게 되었다.

학교 >>집 >>학원을 오가던 생활이 지금은 집>>집>>집이 되었다.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단순한 일상 속에 자신을 들여다볼 연습이 필요하다.


<1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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