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엄마한테 이런 이야기를 했다.
"엄마 난 이제야 사람 구실을 좀 하는 것 같아요. 20대를 힘겹게 보내고,
30살이 되서야 사람다워지는 느낌이 들어요"
이말을 듣고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그래.사람 구실하고 사는게 얼마나 힘든데.
사람 구실 하는 것은 정말로 힘들었다.
처음으로 필수교육과정을 마치고 성인이 되어 나온 세계는 즐기기보다 경쟁의 사회였다.
가진게 많지 않은 나는 비슷해보이는 친구들 사이에서 '조금 더' 잘나보려고 애쓰며 살았다.
대학교 학점을 잘 받고,
4년간 끊임없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교육봉사도 하고,
대기업에 취업을 하고,
대기업으로 이직을 하고,
빅데이터 공부를 하고,
인문학 공부를 하고,
책을 읽고,
책을 쓰고,
영상을 보고,
영상을 쓰고,
사람들을 만나고,
사람들과 헤어지고,
끊임없이 ' 하고 하고' 모든 걸 '하는' 단계를 지나
신기하게도 30살이 되니 이제야 숨통이 트인다는 느낌을 받았다.
끊임없이 무너지고
친구들과 비교하고
여유로움과 맞선 나의 치열한 삶에 회의감을 가졌던 나날이
처음으로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최근에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나라 소나무인 금강소나무는
비바람과 사계절을 겪고 아주 튼튼하고 단단하다고, 그 나무를 가지고 광화문 복원에 사용했다고 한다.
문득 그말을 들으니 갑자기 눈물이 났었다.
나의 20대는 아주 부드럽고 고운 나무를 부러워하며 살았다.
말랑거리는 그 모습이 부러웠다.
그런데 이 단단한 소나무가 자기의 역할을 톡톡히 하며
있어야할 곳에 쓰인다는 것이 큰 위로가 됐다.
각자 자리에 맡게 쓰이는 아름다움을 이제서야 느꼈다.
만 나이로 개정되니 다시 30살을 얻었다. 기뻤다.
정말 새 마음으로 잘 살아갈 수 있을 것만 같다.
나의 소나무야,
더 단단히 빛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