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몇 년 차야?
신입사원은 멀리서 봐도 느껴진다. 누가 봐도 신입사원이다. 약간 긴장한 눈빛, 그리고 어쩔 줄 모르는 당혹스러운 몸짓을 보면 단번에 알 수 있다. 그러다 눈이 딱 마주쳤을 때 인사를 할까 말까, 아는 사람인가 아닌가 고민하는 눈빛으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면 100% 다. 그럼 이런 생각이 든다.'회사 들어온 지 얼마 안 됐나 보다.'
이제 나는 누가 봐도 신입사원의 모습이 아니다. 퀭한 눈에 어슬렁거리는 태도, 가끔은 귀신같이 스르륵 아무도 모르게 돌아다니는 스킬도 탑재했다. 그래서 이제는 누구를 만나도 사람들은 "이제 몇 년 차세요? 대리신가요?"라고 묻는다.
나 자신 스스로는 신입사원 시절의 회사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보기에는 아닌가 보다. 그럴 때는 나도 이제 어린 신입사원 대접은 못 받겠구나 싶다.
몇 년 차까지 신입사원이라고 해야 할지는 애매하지만, 나는 회사에 입사하고 2년이 되는 해까지는 정말 많이 헤맸다. 정말이지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학교'라는 곳에 있다가, 돈을 받고 일을 하는 회사란 곳은 참 많이 달랐다. 회사에 있는 예의라는 것, 선후배, 일 센스, 출퇴근 시간 등 회사에서 지켜야 하는 새로운 질서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제 일한 햇수로는 8년 차가 돼버린 지금, 항상 가슴 한편에 남아있던 신입사원 시절의 애증을 이제는 날려두기 위해 신입사원 시리즈 글을 썼다. '그때는 너무 힘들었지.' '그때 누구누구가 나를 진짜 힘들게 했는데.'라는 슬픔 어린 하소연을 훨훨 날아가게 하기 위해서다. 참으로 고생 많았다고 스스로를 칭찬해 주고 이제는 기분 좋은 추억으로 덮어 두려고 한다.
그리고 지금도 회사라는 일터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을 모든 신입사원들을 응원하고 싶다
'내가 너무 일을 못하는 게 아닐까?'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처음이라 모르고 힘든 것은 당연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내가 남들보다 적응을 못하는 것 같아'라고 자책하는 사람이 있다면, 당신의 성격 그대로 회사라는 곳과 잘 맞춰가는 과정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이다.
회사도, 일도, 월급도, 인간관계도 모두 중요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신입사원으로 새로운 타이틀을 가지고 도전하고 견뎌내는 자기 자신이다.
세상에 모든 신입사원에게, 오늘도 잘 견뎌내 주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