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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창 신부범 Mar 28. 2019

지금쯤 그곳에 가면 가장 맛있는 생선이 있다

자연산에 가격까지 저렴한 봄 간자미 만나로 김포 대명항은 어떨까?

요즘 날씨, 아침에는 다소 쌀쌀했지만 한낮기온은 영상 16도까지 올라가는 완연한 봄 날씨다. 이런 좋은 날 휴일이라고 소파에서 TV 리모컨과 씨름하며 뭉그적거리기에는 너무나 아쉬운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이미 봄꽃이 피기 시작한 봄 기지개를 켠 들판으로 나들이를 나가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나들이 목적지는 김포 대명항을 추천하고 싶다. 그곳에 가다 보면 한적한 시골 들판이 나온다. 잠시 차를 주차하고 다소 양지바른 논두렁 풀숲을 살짝 헤집어 보면 그 속에선 쑥이라는 녀석은 이미 상당한 수준의 새싹을 키워냈고 다른 한쪽에서는 민들레라는 녀석도 활짝 핀 웃음으로 고개를 내밀고 있을 것이다.


쌉싸름한 맛이 미각을 깨우는 민들레는 일반 다른 나물과는 달리 뜨거운 물에 데치지 않고 생것 그대로 새콤 달콤 양념에 손으로 살랑살랑 버무려 접시에 담아내면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운 민들레 겉절이가 되는데 우리 가족이 매년 이맘때쯤이면 해먹는 봄철 반찬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늘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대명항 봄철 간자미이기에 민들레 겉절이 이야기는 여기서 살짝 접어 두기로 한다.


우리 가족이 봄철 이 시기에 꼭 한 번은 찾아가곤 했던 김포 대명항은 서울 인천에서 그리 멀지 않아 좋고, 언제 어느 때 가도 주차 공간이 넉넉하게 남아있어 좋은 곳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선주들이 배를 타고 잡아온 수산물을 직접 판매해 가격이 시중가보다 저렴하다"라는 점이 대명항의 큰 매력이다. 또한 "보통의 수산시장은 자연산보다 양식을 주로 판매를 하지만 대명항은 자연산 위주로 판매를 한다"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자랑이다.

그래서일까, 주말이면 가까운 인천은 물론, 서울 그리고 멀리 "충청도에서까지 올라온 손님들로 대명항이 북적거린다"라고 한다.

그곳에서 지금 이 시기에 주로 많이 판매되는 수산물은 간자미다. 간자미 외에 삼세기(그곳 어 시장에서는 삼식이라고 부른다)라는 생선도 있다. 검은색에다 우락부락한 얼굴에 겉표면이 까칠까칠한 삼세기는 아구 못지않게 못생겼지만 매운탕이나 회로 즐기면 어느 생선 부럽지 않은 맛을 자랑한다.

하지만 이 시기에 대명항에서 판매되는 주력 어종은 봄철 간자미다. 간자미의 정식 학명은 가오리로 회로도 먹을 수 있지만 주로 회무침이나 찜으로 즐기면 좋은 생선이다.

간자미 회무침은 한입 크기로 먹기 좋게 절단, 막걸리에 세탁하듯 빨아내 꼬들꼬들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런 다음 대파, 미나리 등 채소를 넣고 새콤달콤한 양념에 조물조물 손맛까지 더해 버무린다. 양념과 잘 섞인 간자미를 접시에 담아 하얀 깨를 솔솔 뿌려내면 보기만 해도 군침이 흘러나오는 맛있는 간자미 회무침이 된다.

간자미 회무침 외에 간자미 찜도 맛있는 요리다. 간자미 찜은 통으로 혹은 크다 싶으면 반으로 갈라 찜통에 담고 강한 불에 익힌다. 익혀진 간자미 위에 양념을 골고루 바른 다음 한 번 더 쩌 접시에 먹음직스럽게 담아내면 야들야들한 식감이 그만인 간자미 찜이 되는데 지금쯤 그곳에 가야 이런 맛있는 간자미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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