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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창 신부범 Mar 25. 2021

헛되게 사용한 요금이 아니라서 괜찮습니다

소중하고 따뜻한 마음의 선물을 위해 사용한 돈이어서 그렇습니다

지난 1월분 우리 집 가스사용요금이 116,560원이 나왔습니다. 외기온도나 주택 크기, 보일러 가동시간 그리고 보일러 온도 설정에 따라 가스 요금은 많이 나오거나 적게 나올 수도 있겠지요, 그래서 116,560원의 요금이 많다고 생각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결코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금액은 아닙니다. 그럴 것이 지금까지 부과되었던 가스요금 중 가장 많은 금액이기도 하거든요, 많아야 5~6만 원, 그런데 거의 두배에 가까운 금액이 나왔으니 이런 생각이 살짝 들기도 합니다.


사실 가스요금 5~6만 원은 그만큼 아끼려는 노력 아니면 힘들다고 봅니다. 한겨울에도 동파예방을 위해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낮시간에는 보일러 가동을 중지했습니다. 사람도 없는 낮시간에 굳이 보일러 가동을 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봤거든요,


또한 밤 시간에도 보일러 설정온도는 20도 이상을 높이지 않았습니다. 그보다 조금이라도 온도를 높이게 되면 행여 가스요금이 많이 나올까 걱정이 되기도 했고요, 그 정도 실내 온도로도 충분히 지낼 만도 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겨울에는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사람도 없는 낮시간에도 보일러 전원은 계속 투입해야만 했습니다. 성역과도 같았던 보일러 설정온도 역시 지키지 못했습니다. 이는 가스요금을 아끼려는 노력을 포기해서가 아니라 직장 동료가 준 마음의 선물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 었던 것이지요,


그 당시 이곳 브런치에도 그 선물의 사연을 글로 (어쩌다 살아난 식물 하나에 행복했다) 썼을 만큼 나에게는 아주 소중한 식물입니다.


그런데 그 선물을 지난해 11월 중순 경 사무실에서 집으로 옮겨다 놓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겨울철 야간 사무실의 낮은 기온에 그 식물이 행여 지장은 받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었지요, 그래서 그 식물을 위해 예전과 다른 보일러 가동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연유 에서일까요, 지난 겨울 조금은 부담이 가는 가스요금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헛되게 사용한 가스요금이 아니라서 괜찮습니다. 직장동료의 소중하고 따뜻한 마음의 선물을 위해 사용한 돈이어서 그만큼 가치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다만 한 가지 걱정스러운 것은 퇴사 후 몇 달간 전화 연락을 해온 그가 어느 날부턴가 연락이 없다는 데 있습니다. 혹시 무슨 일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닌지... 그래서 시간이 되는 대로 내가 먼저 그에게 전화 연락을 취해 볼 생각입니다.


훌쩍 그리고 예쁘게  자라 버린 그에 선물 소식과 함께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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