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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창 신부범 Nov 26. 2021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겠습니다

좋은 사람 곁에 좋은 사람 있기 마련이니까요

'자, 다들 점심 식사 갑시다'


직장인들에게 이소리만큼 듣기 좋은 소리 또 있을까요, 다람쥐 채 바퀴처럼 꽉 짜인 틀에서 숨 가쁘게 돌아가는 하루 일과 중 유일하게 주어진 휴식시간이라는 점은 식사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 특별한 시간이 바로 점심시간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래서  '점심 먹으러 가자'라는 말만 들어도 괜스레 기분이 좋아지는지도 모르겠어요,


어느 직장인들과 다를 바 없는 나 또한 이런 마음으로 점심시간을 기다리곤 하지요, 식사는 주로 회사 인근 점심 뷔페식당에서 하고요, 이유는 우선 부담 없이 혼자서도 즐길 수 있어 좋고, 금쪽같은 시간 조금이라도 아낄 수 있어서 그렇답니다.


비단 이뿐 만은 아니지요, 봉급은 거북이걸음인데 점심값은 토끼처럼 뛰어가고 있는 이때, 가격까지 부담이 없어 좋기도 하지요, 그 뷔페식당 식사값 6,000원에 10장의 식권을 구입하면 1장은 덤으로 따라오니 실질적인 가격은 5,500 원이 채 안 되는 셈이니까요,


그래서 언젠가는 사장님에게 '이렇게 저렴하게 받아도 남는 게 있어요'라고 물어본 적이 있어요, 그런데 사장님에게서 되돌아오는 대답은 바로 이랬습니다.


많지는 않지만 남는 게 조금 있어요, 요즘 코로나 시국에 오히려 빚만 지는 자영업자들 많잖아요, 거기에 비하면 우리는 그렇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죠,


그렇다고 그 뷔페식당 음식의 질까지 저렴했다면 다시 찾을 이유가 없었겠지요, 하지만 그곳에는 한 끼 식사로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을 만큼 맛 좋고 질 좋은 식단들로 가득해요, 여기에 요일마다 새롭게 바뀌는 메뉴는 먹어도, 먹어도 질릴 틈도 주지 않기도 하지요,

<그 뷔페식당의 영업 종료 안내문>

여기에 사장님의 손님을 대하는 싹싹함에도 그 식당을 찾는데 한몫을 하고요, 식판에 음식을 담고 있으면 어김없이 다가와 맛있게 드시라는 인사를 빼놓지 않아요, 어느 날인가는 나에게 닭볶음탕의 어느 닭다리를 골라 이게 제일 맛있게 생겼어요, 라며 권유할 정도의 손님과의 유대감이 좋은 사장님이시지요,


그런데 이렇게 여러모로 내 마음속 단골이다시피 했던 그 뷔페식당에 어느 날 갑자기 영업 종료를 알리는 안내문이 내걸려 조금은 놀랐었지요, 그 식당에 항상 손님들로 만원을 이룰 때가 많았고, 따라서 매출 부진의  원인은 아닐 거라는 생각에 더욱더 그 이유가 궁금해졌지요,


'사장님... 이거 어떻게 된 일이에요'


'네~ 저희도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었네요' 많이 속상해요, '


사실 이 뷔페식당은 밤에 호프 장사를 하던 자리었습니다. 그런데 손님이 없는 낮시간에만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뷔페식당을 운영해 왔었는데 그 호프집이 장사를 접게 되면서 그 사장님까지도 어쩔 수 없이 영업 종료 안내문을 붙여야만 했다니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그 식당 영업 종료에 아쉬움을 가진 손님은 비단 나뿐만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 식당을 찾는 많은 손님들께서도 진정성 있는 말로 사장님을 위로하는 모습을 보았는데요, 여기에는 사장님이 그만큼 좋은 분이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었어요,


따라서 사람이 사람으로 태어나 좋은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매우 중요 다는 사실을 그때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고 그래서 나 또한 '지금보다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다짐도 아울러 해보게 되었습니다.


좋은 사람 곁에 좋은 사람 있기 마련이니까요

좋은 사람에게 좋은 사람 있기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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