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5시, 출근길 집을 나서게 되면 꼭 지나치게 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인근 주민들이 내다 놓은 생활 쓰레기 장소입니다. 그런데 그곳을 지나다 보면 가끔씩 구청 소속 환경미화원이 쓰레기 정리 작업을 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그 미화원이 하고 있는 작업은 여기저기 내동댕이 쳐진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다시 정리하거나, 매듭도 제대로 짓지 않고 버린 쓰레기봉투 입구를 다시 묶고, 재활용 쓰레기도 아닌 것을 재활용 쓰레기라며 제멋대로 버려 놓은 것들을 다시 정리 정돈하는 일종에차량 수거 전의보충 작업이라는 것을 그 미화원 말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남들은 새벽잠에 곤히 빠저 있을 이른 새벽에 그것도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강추위 속에서 주민들이 내다 놓은 쓰레기를 일일이 정리정돈을 하는 그 미화원의 뒷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과연 쓰레기를 얼마나 제대로 내다 버리는지 우선 저부터 부끄러운 마음으로 되돌아보게 됩니다.
사실 동네 여기저기 내다 놓은 쓰레기 상태는 눈뜨고 볼 수 없을 만큼 볼썽사나운 모습들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살 찌푸리게 만든 쓰레기는 단연 음식물이 잔뜩 묻어 있는 쓰레기입니다. 예를 들어 회를 포장해 시켜 먹고는 고추냉이도 제거하지 않는 트레이와 함께 거의 반쯤 남아 있는 초고추장 용기를 씻지도 않고 재활용이라고 버려놓은 경우가 바로 그런 경우가 아닌가 싶습니다.
또한 편의점 도시락을 사다 먹고는 남아 있는 음식물 찌꺼기들을 그대로 그냥 내다 버려 놓은 경우와 피자를 한입거리 정도 남겨두고 종이 피자판과 함께 냅다 버려 놓은 경우 등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그릇된 양심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출근길에는 이보다 더 정말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목격하게 되었는데요, 바로 바나나를 그것도 숙성이 잘 된 충분히 먹을 수 있는 바나나를 송이채 버려 놓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 해도 이건 너무 했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바나나를 버린 주인에게 묻습니다. 도대체 이 바나나에게 무슨 죄가 있다고, 사람들에게 맛있게 먹으라고, 잘 크고 잘 익어 준 죄 밖에 없는데, 이렇게 길거리 쓰레기장으로 매정하게 내쫓았나요, 그 이유나 한번 속시원히 들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