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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창 신부범 Apr 04. 2019

이동호 의원님, 혹시 이런 이야기 아시는지요?

소중하지 않은 손가락 없듯 소중하지 않은 직업 없습니다

안정적인 급수체계 구축과 단수 등 비상시 음용수 공급을 위해서 물탱크를 설치하지만 유지관리가 소홀할 경우에는 정수장에서 아무리 깨끗한 수돗물을 생산하여도 이물질이 퇴적되고 미생물이 번식하여 수돗물 수질이 나빠지게 되므로 반드시 '정기적인(법정) 청소를 실시해야 한다'라고 하는데 바로 이런 일을 담당하는 물탱크 청소분들이 있기에 우리는 깨끗한 물을 사용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20층 빌딩, 약 90여 m 높이에서 로프 하나에 생명을 맡긴 채 '아슬아슬' 곡예 타듯 청소를 하시는 분들의 노고가 있기에 빌딩 내 사무실 직원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근무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아무도 하지 않으려는 궂은일을 묵묵히 해내는 사람들이야 말로 어찌 보면 이 세상에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소중한 사람들 일지 모를 일로 '환경미화원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들 종사원분들의 노고에 대해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설령 고마움은 갖지 못할 망정 직업에 대한 비하는 하지 말아야 되겠지요, 그런데 그러기는커녕, 오히려 이런 종사원들의 직업을 대놓고 비하하면서 '그 정도 일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이라면서 '직업의 귀천을 들먹이는 천박한 직업관을 가진  현직 시의원이 있다'면 여러분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동호 부산시의원은 지난달 26일 열린 제276회 제1차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과거 환경미화원은 대학에서 시험을 치고 들어오거나 치열한 경쟁을 뚫고 들어오는 절차를 밟지 않았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다 알음알음으로 들어온 것이다. 특별한 전문 지식이나 기술이 도 필요 없는 업종 이라며 환경미화원은 신의 직장, 로또 인사, 로또 자리라고 주장했답니다.

이동호 더불어민주당 부산시 의원-이동호 의원 블로그 캡처-

그러면서 그는 '18년 동안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한 분의 월 급여가 542만 4000원이다. 연봉으로 6500만 원이다. 환경미화원이 한 백 몇십만 원 받는 줄 알았는데 놀랐다'며 '18년을 근무한 6급 혹은 5급 (공무원)보다도 훨씬 많다. 왜 이렇게 연봉이 올라갔느냐'라며 '핵심은 간관 한 채 겉으로 드러난 연봉체계만 문제를 삼았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청와대 게시판에 국민청원까지 등장하는 등 논란이 확산되자 이동호 시의원은 노동조합을 방문해 '정제되지 못한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반성하겠다'며 '많은 환경미화원과 공무직 가족들에게 자존심과 마음의 상처를 입힌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하면서 논란 차단에 나섰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을 흔적 없이 담아낼지는 미지수입니다.


혹시 이동호 시의원의 말의 핵심은 직업의 부가가치성을 말하고 싶었을지 모릅니다. 그리고 직업에 따라 부가가치의 차이는 엄연한 사실이고요, 그러나 직업을 부가가치로만 따지고 '부가가치가 없는 직업과 종사원들을 하찮은 일로 치부해 버린다'면 서두에서 말한 물탱크 청소와 건물 외벽 청소 등은 과연 누가 할 것이며, 만약 그런 종사원들이 없을 경우 우리가 먹는 물과 건물 외관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이동호 시의원은 한 번쯤 생각해 보시고 그런 논란의 말을 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이동호 시의원님은 다섯 손가락 이야기를 아시는지요,


엄지는 내가 최고니까 엄지를 꼽지 않나? 검지는 중요한 것을 가리킬 때 검지를 쓰지.. '장지는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알지 않나? '저런 불효자식들이 있나. 쯧쯧... 내가 약손이지...' 자신만만한 네 손가락들이 새끼손가락을 바라보았습니다. 새끼는 부끄러운 듯.. 나는 별 자랑거리가 없지만 '내가 없으면 너희들은 장애를 가진 손의 일부라고 하는 말을 듣게 될 거야, '


이동호 의원님! 많이 들어본 이야기지 않습니까? 인터넷 여기저기 떠도는 얘기입니다. 크고, 작고, 생김새가 모두 다른 다섯 손가락이지만 소중하지 않은 손가락은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직업 또한 소중하지 않은 직업은 없습니다.


그런데 이동호 의원님께서는 혹시 '이 세상 엄지만 있어도 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으셨는지요, 만약 그렇다면 다섯 손가락 이야기가 주는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시고 앞으로 직업의 평가에 있어 신중을 기하는 의원님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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