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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창 신부범 May 10. 2019

강아지 찾는 사례금의 의미는 뭘까?

강아지에 대한  진정한 사랑의  표출은 아닐런지요,

봄기운이 완연한 지난 4월 중순의 어느 날이었어요, 지하철역으로 향하는 마을버스를 기다리는데 바로 앞에 붙은 벽보 한 장이 내 눈에 들어왔습니다. 다름 아닌 '강아지를 찾습니다'라는 벽보였는데요, 그 벽보를 보고 누군지는 몰라도 '참 아름답고 따뜻한 마음씨를 가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잘 키우던 개를 귀찮고 싫증이 난 다는 이유로 길거리에 유기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것도 입양한 개를 거금을 들여 찾겠다니 어찌 마음 착한 분이 아니겠는지요,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도 있듯이 강아지를 찾겠다고 벽보를 붙인 그분은 다른 일에도 착하고 선한 마음으로 접근하지 않겠냐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분이 찾겠다고 붙인 벽보의 내용은 이러했습니다. 강아지의 나이는 5~6세로 추정되는 수컷 시추로 배에 탈장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온순하고 겁이 많은 강아지였는데 며칠 전 집 현관문이 열린 틈을 타 나가 버렸다는 것이었습니다.


더욱이 그분이 찾겠다고 나선 강아지도 유기견 카페를 통해 입양한 것이라고 했는데 착한 심성이 더욱 돋보이게 하는 대목입니다. 그러면서 보호하고 계신 분이나 목격하신 분이 연락을 주시면 사례금으로 50만 원을 주겠다는 내용의 벽보였습니다. 


이렇게 아름답고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벽보를 보고 그분의 마음씨를 헤아려 보는 동안 마을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했고 나는 그 버스를 타고 지하철로 가는 도 중 인간에 의해 키워지다 버려진 유기견들의 잔혹한 운명을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픽사 베이

우리나라에는 1,000만 명이 넘는 인구가 애완견을 키운다고 합니다. 그러나 키우던 강아지가 싫증 났다고 버리고,  키우기 귀찮다고 버리고, 병에 걸렸다고 버리고 하는 등 기타 여러 이유로 버린 강아지만도 한해 8만여 마리나 된다고 하니 이쯤 되면 반련견들의 수난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성 싶습니다.


버려진 유기견들로 사회 문제화되자 언론에서도 이미 보도를 해 새삼스러운 얘기지만 이렇게 인간들의 의해 버려진 강아지들은 거리를 떠돌다가 구조되면 유기동물 보호소로 보내게 된다고 합니다. 보호소에 온 강아지들은 10일 동안 주인을 만나 새 삶을 사느냐 아니면 안락사로 죽느냐의 기로 서게 된다는군요,


보호소에 온 유기견들도 자신들의 이런 운명을 아는지 보호기간 동안 사람의 손길을 굉장히 갈망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오면 '나 좀 봐달라'는 큰소리로 짖기도 하고 두 손을 모은채  적극적인 애교로 데려가기를 원하는 유기견들도 있다고 하니 생각만으로도 짠한 마음이 듭니다.


그러나 새로운 주인으로부터 입양이 되어 새 삶을 사는 보호소의 유기견들은 극소수고 대부분의 유기견들은 안락사로 생을 마감한다고 하는데 마음이 썩 좋지는 않습니다. 이는 사람들이 행색이 초라하고 노쇠한 유기견의 입양을 꺼려하고 갓 태어난 귀여운 강아지만 선호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날 그 벽보를 붙인 주인공은 사람들이 다 꺼려하는 유기견을 입양을 했을 뿐만 아니라 그 강아지가 집을 나가자 50만 원이라는 큰 사례금을 내 걸며 찾고자 했는데 이거야 말로 강아지에 대한 진정한 사랑의 표출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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