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추운 겨울,강남역에는 노숙인들이 제법 많았죠, 하지만 요즘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외부 날씨가 따뜻해 자의적으로 강남역을 벗어나서 그러는지 아니면 단속의 영향으로 떠밀려 나가다시피 해서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강남역에는 몇 명 안 되는 노숙인들만 눈에 보입니다.
그중 한시람이 강남역 4번 출구 쪽, 어느 상가에 한편에는 잡고 있는 50대 후반의 어느 노숙인이죠,매일 아침 출근길에 그를 접하고 하는데 볼 때마다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초췌한얼굴에, 수염은 덥수룩, 낡고 허름한 옷차림만으로도 그에 노숙생활이 꽤 오래 지속 됐음을 짐작할 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 그에게 삶의 희망이라곤 찾아볼 수 없어 더욱더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속된 말로 죽지 못해서 살고 있는 듯한 그에 모습에서 우리 인생의 고달픈 삶이 녹아 보였기에 더욱더 안타깝고 가슴 짠한 마음이 들었는지도 모를 일이죠,
그런데 이 노숙인, 그래도 그 누군가로부터 따뜻한 관심을 받고 있는 것 같아 한편으로 다행스럽기도 하죠, 어느 날 보턴가 이 노숙인 옆에는 늘 먹을거리가 놓여 있기 때문이죠, 지난주 목요일 아침에는 빵이 놓여 있더니 금요일에는 컵라면이 놓여 있었고 어제 아침에는 과자 봉지가 놓여 있었죠, 그래서 우리 세상은 아직은 따뜻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느 노숙인의 옆에 누군가가 놓고 간 것으로 보이는 컵라면이 놓여 있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노숙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렇게 따뜻하지만은 않다는 데 있기도 합니다.'요즘 같은 세상에 그것도 사지 멀쩡한 사람이 막노동이라도 해서 노숙자 신세는 면해야지 어떻게 저렇게 살까, 라는 차가운 눈초리가 바로 그것입니다.
다시 말해 노숙인 개인의 정신력 해이와 게으름 탓으로 돌리는 경멸적 시선이 바로 그것이기도 하죠, 그런데 이 같은 시선이 노숙인들이 처한 현실을 무시한 일방적인 시선이라면 노숙인들에게 너무 가혹한 시선은 아닐까란 생각이 드는데 왜 그럴까요,
사실 우리 모두는 잠재적인 노숙인 일수도 있어요, 지금은 비록 아닐지라도 개인적 생활고 등 저마다의 사연으로 불가항력적인 상황으로 내몰리게 되면 어느 누구든 노숙인이 될 수 있죠, 그래서노숙인들에게 차가운 시선의 외면보다는 따뜻한 관심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노숙인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사회적 무관심이라고 합니다. 노숙인들에게 따뜻한 관심을 보여 주는 것은 그들에게 살아갈 희망을 보내는 것이나 마찬가지 겠죠, 이는 노숙인을 우리 사회에서 필요 없는 존재가 아닌 함께 살아야 할 우리의 이웃으로 여길 때만이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입니다.
어느 해 눈이 펑펑 내리는 겨울 어느 날 추위에 떨고 있는 길거리 노숙인을 외면하지 않고 자신이 입고 있는 외투를 벗어준 어느 시민의 모습이 SNS에 공유돼 우리 사회에 큰 화제를 불러왔던 이유도 바로 이런 연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점에서 누군지는 몰라도 강남역 노숙인 옆에 꾸준히 먹을거리를 놓아주며 따뜻한 관심을 보여 준 그분이야 말로 노숙인을 위한 참사랑을 실천하신 장본인이 아닌가 싶어 감사하고 존경스러운 분이라 말할 수 있는 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