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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필사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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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사랑 biglovetv Jun 08. 2024

필사와 메트로놈

필사 일기. 6.7. 금. 바람은 시원.

책 : 2라운드 인생을 위한 글쓰기 수업

작가 : 최옥정

페이지 : 120, 121P

내용

학생들이 쓴 글을 읽을 때 이 점을 유심히 본다. 사람 따라 다짜고짜 하고 싶은 말을 쓰는 사람도 있고 배경설명만 열 줄 이상 하는 사람도 있다. 본인도 금방 깨닫는다. 서두가 길면 매력이 없는 글이 된다는 것을. 글은 뒤로 갈수록 점점 좋아지는 뒷심도 필요하지만 맨 처음 날리는 강펀치의 힘은 절대적이다.

14분,정자체,가로줄 노트,싸인펜,10명의 필우

https://youtube.com/live/N6esghwKwgA?feature=share

  필사를 시작하면 메트로놈을 켠다.


 약 하루 15분을 필사에 투자한다. 라이브 방송이라는 다소 과감한 방식으로 진행한다. 책 속에 구분된 문단을 단위로 15분에 가까운 분량을 정한다. 계획된 양 덕분에 시간에 쫓기거나 여유를 부리지 않는다. 얼추 15분 내외로 필사를 종료한다.


 방송 화면에는 오른손과 노트 그리고 펜이 골고루 나온다. 스크린 왼쪽에 표시된 글감을 먼저 읽고 손글씨로 쫓아간다. 문장이 끝날 때마다 호흡은 시작된다. 단어 사이의 띄어쓰기에는 눈길도 같이 쉰다. 그래서 좋은 글은 읽기도 편하다.


  대부분 글씨를 쓰다 보면 속도가 빨라진다.

 누가 쫓아오지 않는데, 불을 끄고 쓰지 못하게 하는 것도 아닌데 글씨는 빨라진다. 점점 느려지기보다는 빨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서 쓰기를 끝내려는 조급함이 손을 더 빠르게 움직이게 하는 경우가 많다. 누가 옆에서 보고 있다면 두 배는 더 빨라진다.


 속도와 필체는 반비례다.

 빨리 쓰면 글씨는 흐트러질 수밖에 없다. 글씨는 레이스 경기가 아니다. 속도는 악필 원인 중 하나이므로 글씨 교정을 위해서는 자신의 속도 변화를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정확한 글씨를 익히기 위해 천천히 쓴 후 점차 속도를 높여가기를 추천한다. 속도의 변화보다는 일정한 속도 유지에 더 집중한다.


 나는 메트로놈을 켠다.

 필사가 시작되면 '똑 딱, 똑 딱.' 머릿속의 메트로놈이 작동한다. 내 글씨는 빨라지거나 느려지지 않는다. 첫인사에서 마무리 멘트까지 일정한 리듬을 유지한다. 방송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시청자에게서 글씨를 잘 쓰려는 마음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나는 글씨를 잘 써야 한다. 사소한 방해에도 흐트러짐 없이 써야 한다. 읽기와 쓰기를 같이 하면서 댓글까지 보려면 일정한 템포를 익혀야 한다. 메트로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라톤 완주를 위해 들숨과 날숨의 박자가 중요하듯 좋은 글씨에도 일정한 속도가 필수다. 일정한 손동작에서 시작되는 선 긋기는 명필의 전제조건이다.

한석봉 어미가 리듬을 타며 떡을 썰 때, 한석봉도 그 박자에 기대어 글씨를 썼다. 떡도 글씨도 가지런하다.


떡 써는 어머니 대신

메트로놈을 가슴에 두자.


박자를 타자.


대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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