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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망생 성실장 Jan 08. 2024

이혼하지 않는 이유 - 2

왜 이혼을 안 하고 있을까? 

나는 남편이 매우 멋지고, 존경스럽다. 내 주변에 아빠만큼 성실하게 사는 사람은 남편이 유일하다. 그런 사람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고, 그 사람의 열정을 도와주고 싶다.

오늘도 이 시간까지 가게에 앉아 일을 하는 나는 

내 가족을 위해 돈을 벌고 싶은 마음과 나를 파트너로 선택해 준 기준이 높은 내 남편 사장님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이다. 


그래.. 사실 나눠먹을 돈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현실적인 이유겠지만

( 빚만 나눠가질 수도 없고, 빚을 혼자 다 짊어지라고 할 수도 없다. 그도 애들 아빤데 살 구멍이 있어야지 ) 

하지만

내 속 마음은 그와 내가 개그 코드가 맞음과 동시에 일하는 파트너로서 ( 가정을 꾸리는 파트너로서는 별개로) 

철저하게 일적으로 쿵작이 잘 맞기 때문이다.


단순히 함께 있어야 돈을 더 잘 벌 것 같아서가 아니다.

합이 잘 맞는 열정적인 직장 동료와 가능한 끝까지 함께 하고픈 동지애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나의 모순이기도 하다.

이 원인은 그대로, 내 역량 이상의 열정과 체력을 필요로 하며, 동시에 육아와 살림에 있어서 죄책감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본인의 한계치가 다름인데. 나는 집과 일터에서 각각의 한계치를 요구하다 보니, 병이 난 것이다.


그래서 더더욱 일을 하면서, 이혼하고 싶다고 이를 갈다가도, 가끔 큰 건이 터져서 하이파이브를 할 때면, 또 이만한 파트너가 없지 싶은 마음이 공존한다.


1년에 2-3번의 휴가도 용납 못하는 워커홀릭

그래서 나에게도 한계를 뛰어넘는 일을 요구하는 워커홀릭

그러나 그 모든 것을 결국은 가정을 위해서이지, 본인을 위해서가 아닌 워커 홀릭

미운데, 왜 자꾸 그를 돕고 있는지 이해가 안 간다. 


예전에 미국 영화에서 워커홀릭을 비판하는 디즈니만화등을 보면서는 왜? 저런 좋은 남편을 못 견딜까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이러고 앉아있다.......


오늘은 정신없이 바빠서 모처럼 남편 먼저 집에 들여보내고, 회사에서 넋을 놓고 있다.

그러다가 문득 또 이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글을 쓴다.


이혼하지 않는 이유를 쓸 때마다. 이혼으로 결론이 나는데도.

왜 나는 이혼을 못하는 것이고,

두려워하는 것일까

내가 생각보다 그를 많이 사랑하는가

그는 나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내가 원하는 것은 왜 알아차리지 못하는가


어쨌든 좋은 사람이다

내가 높이 평가하는 성실하고 진실된 사람이다.

좋은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 싫어하는 마음은 누구나 공통적일 것이다

더구나 나를 사랑하는 애들 아빠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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