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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망생 성실장 Jan 13. 2024

이혼하지 않는 이유 3

이십세기 히트쏭과 솔의눈 하이볼 

어제는 힘든 하루였다. 뽑은지 10일 된 직원이 그만두겠다고 한 것이다. 

나는 너무 하드트레이닝을 한 남편을 비난했지만

남편 말로는, 그 친구가 너무나 좋은 작곡팀에서 계약이 들어와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한다. 좋은 학벌에, 음악도 좋았으니 젊은 그에게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내가 들어도, 대기업(?) 같은 작곡팀의 연락이니 그의 앞길을 축복해줄 수 밖에 없구나 싶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사업장에서, 힘이 빠졌다. 

첫번째 사업은 어찌어찌 굴러간다 싶지만. 

두번째 사업은 몇년째 굴러는 가는데, 정말 쉽지는 않았다. 내 생각은 대표부터가 그 사업터에 하루종일 있지를 못하는 상황이니까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내가 하루종일 그 사업터에 매달려야 하느냐? 아마도? 그런데 벌써 그 상상만해도 눈앞이 깜깜한 걸......


그래서 나는 맥주등 술을 바리바리 사들고, 과자도 바리바리 사들고 집으로 갔다.

그냥 놀고 싶었다. 

애들을 재우고 남편이랑 솔의 눈 하이볼을 마시면서 

이십세기 히트쏭을 보는데


오늘따라 좋은 노래가 너무 많이 나오더라. 

오늘의 주제는 이십쎄기 첫 사랑 이었는데. 장덕, 이채영, 이지연 등 초등학생 때였는데도 기억나는 가수들이 나와서 너무 신났다. 애들이 깨건 말건 노래를 따라 부르며, 술을 마시고, 말 그대로 "음주가무"를 즐겼다.


남편이 신났는지 처음으로 술 마시고, 손을 잡지 않나. 뽀뽀를 시도하지 않나. ㅋㅋㅋㅋㅋ 재미있었다.


남편이 흥겨워하는 것을 보니 나도 기분이 좋았다. 


정말로..... 안심이 되었다. 저이가 기분이 좋고, 저이가 자신감이 있어야. 내가 안심하는구나 싶었다.

기가 막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논리적으로 설명이 안돼는데... 어쩔 수 없다.


나도 그래서 기분이가 좋았다. 


이혼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돈 궁합, 사업 궁합이 맞아서" 이라고 누누히 말하지만

두번째로 가장 중요한 이유는 "개그코드가 맞는다" ......아니다...... 

"저이가 웃는 것을 보면 나도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남편이 웃는 것을 보면, 귀엽다고 느끼고, 기분이 좋다" 


그의 웃는 모습이 보기 좋다 

그것이 이혼하지 않는 두번째 이유일 것이다. 


흠... 기분이 갑자기 다운된다.

인정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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