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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망생 성실장 Mar 01. 2024

나는 나쁜 년

아마도

나는 나쁜 년 일 것이다. 


친정 부모도 그렇게 감사하고 그렇게 잘해주는데도 흠을 찾아 불만을 토해낸다.

남편도, 시부모도, 형제도.

그래서 친구가 없나보다.


나 역시 한 없이 내 스스로가 마음에 안 든다. 

한심하고 한심하다 


다들 좋은 점 나쁜 점 골고루 있고, 좋은 점만 보고, 나쁜 점은 덥고 하면서 내 사람을 만드는 것인데.

그래서 내 사람이 없나보다.


날 이렇게 밖에 못 길러낸 부모가 원망스럽고

날 이렇게 밖에 대우를 안해주고, 설거지 하나로 기싸움하는 시부모도 밉고,

이제와서 어쩌라고 잘해주는 남편에게도 섭섭할 뿐이다. 


좋은 것도 있지만

가시처럼 톡톡 서운함들이 하루에 한두번씩은 나를 찔러댄다.


다른 사람들은 하루벌어 하루 살면서도 웃으면서 잘 되겠지 하면서 잘 사는데

나는 왜 이리 욕심만 많은지

나는 왜 장사를 해서 하루하루기도하면서 먹고살게 해달라고 살아야 하는지 

내일이 두려운지 알 수가 없다.


욕심많은 년

감사할 줄 모르는 년

나쁜 년이지......


그러니 외롭고, 친구도 없지......

대화를 하려도 내 나쁜 모습이 보일까봐 말도 못하는 답답하고 못된 년이지

그러니 약을 먹고 있겠지


우리 가족 양가 부모님, 형제들 모두 다들 행복하게 하루하루 잘 사는데

나만 문제인 이유겠지

나만 아프고, 나만 불만족하고, 나만 불편해 하고...


미루고 미루던

양가 부모님과의 여행이 24년 25년 안에는 해야 할 듯 한데

벌서부터 비용과 시간과, 여행가서 얼마나 불편할까 생각에 들어 불안증이 도지기 시작했다.


큰 병이 시작된 시부모님과도 여행을 해야 할 것이고

결혼 후 한번도 함께 여행을 가지 못한 친정 부모님도 올해는 꼭 한 번 가고 싶다고 하시는데 

벌써부터 불편하다.

나에게 무슨 말을 할지, 내가 어떻게 반응할지,

애들 눈치 보면서, 남편 눈치 보면서, 부모님 눈치 보면서 하루반나절이 아니라 꼬박 48시간 길면 3-4일을 보낼 생각에 답답한 것이다.


다 벌써부터 미워지고 있다.


별것도 아닌 것을 왜 나는 1년 전부터, 6개월 전부터 불편해할까

그게 병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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