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대학생인가 고등학생 때 아빠랑 엄마랑 언니랑 4 식구가 외식을 하고 집에 오던 길이었다.
아빠가 매우 뿌듯한 목소리로, 이렇게 가족들 먹고 싶은 거 먹이고, 우리 자가용 타고, 우리 집으로 가다니, 이 정도면 성공했지, 이 정도면 매우 잘 사는 거야. 이 정도면 부자지.라고 말씀하셨다.
그때는 한창 아빠한테 반항할 때였고, 말도 없던 때여서 그냥 그랬구나 하고 넘어갔는데,
지금 중년의 나이가 되어, 애들한테 짜장면 피자 치킨을 크게 계산하지 않고 사줄 때, 나도 매우 뿌듯함을 느낀다.
한때는 동전 모은 저금통을 깨서 떡볶이 1인분 어묵 1인분을 남편과 나눠 먹은 적도 있었다.
정말 그때는 허기가 져서, 친정 부모님이 뭐라도 사주면 허겁지겁 와구와구 먹었었다.
친정만 가면 먹을 것을 다 쓸어오고,
엄마는 또 다 싸주고
너무 힘들어 외식하고 싶은데, 뭐 사 먹을 돈은 없으니 5천 원짜리 수제비 1그릇을 사서, 애 둘 나눠 먹이고, 나는 집에 와서 라면 먹은 적도 있다.
그런데, 지금 부채가 자산보다 훠~얼씬 많지만.
그래서 마음은 매달 쫄리지만
여전히 내 옷 한 벌 사기는 손이 떨려 쇼핑을 가지도 않지만.
적어도, 내가 일할 동안 애들이 원하면 치킨 피자 김밥 등은 주문해 줄 수 있다.
그리고, 나는 맘 편히 회사에서 일도 하고, 놀 수도 있다!
아직 내 집, 내 차라고 할 수 없는 빚쟁이지만 말이다.
뿌듯하다
정말 정말 감사하다
어쨌든 가족을 위하고,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남편과
바람을 필래야 피울 수 없는 24시간 붙어 있는 부부사이와
아직 사춘기가 안 와서 그런지 매일 한번 이상씩은 꼭 포옹을 해주는 중딩 딸내미와
매일 뽀뽀를 해주는 초등 딸내미와
짜장면 치킨 정도는 잘 사 먹을 수 있는 돈과 함께
날도 좋은데
기분도 좋은 토요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