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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망생 성실장 May 09. 2024

자유부인 할 거다

어제는 결국 대구탕에 소주를 마시지 못했다

집에서 소맥을 말아먹었는데

어찌나 술이 달디 단지, 심지어 숙취도 없고, 너무나 상쾌하게 잠을 잘 자서

1달 만에 아이들 아침까지 챙겨주었다. 


그래도 신의 계시인 듯

대구탕에 소주는 계속 머리에 맴돌았다.


결국 결정했다.


오늘은 애들 둘 다 9시까지 학원이 있고, 둘이 함께 있는 날이다

어제처럼 둘째가 엄마 빨리 와 하지 않는다

밥도 햄버거 시켜준 것 배불리 잘 먹었고,

어차피 매일 12시 1시에 들어간 것

11시쯤 들어간다고 무슨 일이 나지 않는다


남들처럼 남편이 애들을 봐주고

정말 편하게 자유부인이면 좋겠지만


나보다 더 바쁜 남편은 오늘도 12시까지 근무이다.....


불쌍한 사람

미안하고 눈치 보여 진짜 양껏 빨리 일을 8시 30분에 다 끝냈다

양심적으로 편하게 놀아도 된다 이거다


결혼 15년 동안 남편에게 애들 맡기고 자유부인 단 한 번을 못했었다.

이제 애들이 컸으니 나 혼자 얼마든지 자유부인 할 수 있다

함께 집에 있어봤자

같이 티비나 보던지

눈에 거슬리는 것 혼내기나 하겠지

애들 자면 혼자 홀짝이는 건 마찬가지이고


그러니 나 오늘은 애들 생각 말고 혼자 대구탕에 소주 말아먹어도 괜찮다 이거다


자꾸 괜찮다고 당위성을 말하는 걸 보면

엄마의 양심이란 것이 콕콕 튀어나오나 본데

나의 식욕과 알콜욕이 오늘은 모든 것을 이기는 날이다


나! 할 수 있다! 

진짜로! 

9시에 딱 나갈 거다!!

봐라 봐라 나 할 수 있는지 못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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