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혼자 대구탕에 소주 1병을 했다.
와우! 16년 만인가? 혼술을 당당히 하다니, 그새 소주는 더 연해졌고 더 달아졌다.
빈 속에 소주 2잔 넣고
홀짝 홀짝 마시면서 공깃밥도 2개나 먹으면서 아주 맛나게 한 그릇 했다.
아무리 연해졌다 해도, 소주 1병은 무리였는지 조금 취했지만
집에 아이스크림을 가져갈 정신은 있었다.
애들은 다행히 내가 술을 먹은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아이스크림을 좋아했다.
큰애는 심지어 짝사랑 고백까지 했다.
그래도 술을 먹긴 했는지.
아침에는 잘 못 일어났지만
숙취는 없었다.
오늘은 상쾌하게
정신과 약이랑 당뇨약도 잘 챙겨먹을 수 있었다.
***
너무나 행복했다.
십수년만의 나만의 시간을 보낸 것이
정말 그토록 바라던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음에
애들이 잘 커줘서 이렇게 될 수 있고
이제 남편이 잘 커줘서 이렇게 될 수 있음에
정말 행복했다
고생만 작살나게 하다가 죽을 줄 알았는데
달콤한 나만의 1시간이 주어지다니
이제 희망이 생긴다
좀 있으면 애들은 밥만 배달시켜주면 될 것이고
집이 드러워도 애들이 병 걸릴 생각은 안해도 될 것이고
직원이 언젠가 들어오면, 밥하고 청소도 할 여력이 생기겠지
또 10년이 지나면
그때는 분위기 맞춰주는 직원들과 회식도 하고
나만의 시간도 누구 눈치 안보고 즐길 수 있겠지
참 다행이다
고생만 하라는 법이 없어서
어제의 1시간은 달콤했다
또 한 1년 열심히 일하고 추후 달콤한 시간을 노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