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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망생 성실장 Jul 14. 2024

ㅆㅂ, 에어컨 3분만 켜자!

나는 결혼하고 임신하면서부터 엄청나게 코를 골기 시작했다. 

정말 나인우 저리가라 엄청난 코콜이를 자랑한다.

살이 쪄서 일 거라고 짐작은 하지만, 살을 빼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다이어트도 돈과 시간이 있어야 가능하니까.


사실 코골이 자체는 큰 문제는 없는데.

문제는 잠꼬대 이다.


나는 당연히 내 잠꼬대를 모르는데,

나는 자면서 쌍욕을 하고, "악!" 하고 소리를 지른다고 한다. 

ㅆㅂ 이런 욕은 기본이고,

개** 등등 아는 욕은 다 한다고 한다.


문제는 으아아앙 하는 수준의 웅얼대는 잠꼬대가 아니라 

매우 또박또박 큰 소리로 

"ㅆㅃ 너는 나쁜 개**야" 식으로 아주 정확하게, 연극 무대 배우처럼 큰 소리로 말을 한다고 한다.


나는 내가 그냥 웅얼웅얼 하는 줄 알았는데,

온 가족이 막 흥분해서 "매우 정확하게 또박또박 말한다고" 증언을 해준다


나는 그냥 꿈자리가 사나웠나보지 라고 웃어 넘기려고 하는데


오늘 남편이 매우 정색하며 말했다. 

"내가 어제 잘 때, 춥다고 에어컨 좀 끄자고 한게 그렇게 억울했어?

어쩜, 잠꼬대로, 'ㅆㅂ 에어컨 3분만 켜자고!' 라고 소리를 칠 수 있어?"

라고 말했다.


나는 정말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에어컨은 나도 추웠기에 에어컨 끄자는 남편 말이 속상하지도 않았더랬다.


남편은 자다가 깨서, 아무렇지 않게 자는 날 보고 화가 났다가, 속상했다가 참 어이없어서 잠이 확! 깼다고 했다.

그래서 에어컨을 켜주고 다시 자려고 했는데

도무지 잠이 안와서 일요일인데도 일찍 일어났단다.

나는 11시까지 늘어지게 잤는데...


정신과 의사는

내가 수면무슨 검사를 받는 것도 도움이 되겠지만

아무래도 신경적인 원인이 있을 거라

검사 받는 것보다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좋을 거라고 말했다,


사실 나는 잠꼬대를 우울증과 연관시키고 싶지 않았는데

오늘 에어컨 잠꼬대를 들으니

진짜 우울증과 스트레스와 연관이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근데 진짜 억울하다

나는 에어컨 꿈을 꾸지도 않았고,

김하늘 드라마 보는 꿈을 꿨었단 말이다. 


그리고 어떻게 잠꼬대를 그렇게 정확하게 발음할 수 있지?

말이 되는가?

스트레스는 인체를 어디까지 조정하는가?

정말 신비한 인체의 신비, 뇌의 신비가 아닐 수 없다. 


오늘 밤은 잠꼬대 안하고 잘 자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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