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욕 줄이는 약, 괜찮은데?

by 지망생 성실장

정신과약을 먹으면서 내가 일단 안 하기로 한 것은 처방전을 보지 않는 것이다.

예전에는 처방전을 보고, 약 하나하나 검색해서 무슨 약인지 알아보곤 했었다. 검색 결과 내 생각에 굳이 안 먹어도 된다 싶으면 안 먹곤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일단 선생님을 믿고, 일단 먹으라면 먹고살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아예 약 이름을 보지 않기로 결심한 것이다.


약 덕분인지,

약을 먹으며, 나 스스로 "나는 약까지 먹는 환자이다. 정신병자답게 굴지 말고, 정신병자인데, 좋아지고 있는 환자라고 생각하자"라고 의식을 하고 있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아이들에게 화를 내고, 남편에게 지랄을 하는 증상은 진짜 많이 없어졌다.


그래도 가끔 한 번씩 짜증이 나고, 화가 날 때가 있긴 한데. 가슴속이 울컥 해지면서 뜨겁게 화가 치밀어 오를 때가 있긴 했다. 이게 갱년기 증상일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내 생각에는 성욕이 생길 때,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 같았다.

그래서 지난 상담 때, 성욕을 줄이는 약이 없냐고 평생 그것 때문에 힘들었다고 말했었다.


선생님은 "성욕을 딱 줄이는 그런 약이 있다기보다, 우울증 약에 성욕을 줄이는 성분이 있긴 합니다. 고려해서 약을 바꿔줄게요"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지금 거의 2주? 3주? 약을 먹고 있는데

야한 꿈 꾸는 것도 많이 없어졌고, 남편에게 화나는 것도 많이 없어졌고, 무엇보다 온화해졌다.

사람이 느긋해지고, 온화해지고, 여유로워졌달까?

평화로운 기분이다.


진작에 말할 걸, 세상이 이렇게 좋은 게 있다니, 사는 게 편해진 기분이다.



애들이 아프면 나는 T 답게 약을 찾는다.

애들은 아프냐고 호들갑 떨고, 같이 울어주고, 속상해하고 그런 모습을 바라지만

나는 아프면 병원 가고 약을 먹고 바르면 될 일이지, 뭘 그렇게 호들갑을 떠냐고 맞선다.

아프면 약을 먹고 바르고 해야 한다.

정신과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이제 알아가고 있다.

내 정신이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든다면, 힘들어서 도와달라고 한다면

병원을 가고, 비타민 먹듯 정신과 약도 먹고 하면 될 일이다.


아직 우리나라 정서상 아이들에게, 다른 가족에게 비밀로 하고 있지만,

남편이 이제 많이 지지해 주고, 도와주고 해서 든든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나 자신이 "정신과 약"의 효과를 느끼면서 더 잘 먹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정신이 안정되어서

일에 더 집중해서

돈을 더 많이 벌 수만 있다면

가정이 화목해질 수 있다면

무엇을 못하겠는가

나는 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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