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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망생 성실장 Jul 29. 2024

240724 - 18번째 진료

좋아요. 모든 것이 좋습니다. 

사실, 다음 메인에 글이 노출됐는데, 괜히 무서워서 글을 지웠어요. 

그게 좀 섭섭한데. 약 덕분인지 크게 기분이 가라앉지는 않았어요.

조금 섭섭하고, 속상하고, 그래도 또 좀 좋게 봐준 것에 대한 감사함도 있고요. 

예전 같았으면, 감정 기복이 커서 드러누웠을 것 같은데

일상생활 잘하면서, 잘 버텼습니다.

약이 좋은 것 같아요. 


"글을 좀 삭제할 건 하고, 수정할 건 해서, 이 참에 브런치가 잘 알려지도록 해보세요. 일기는 비공개로 블로그에 쓰시고요. 지금 크게 불편한 것 없으시니, 약은 거의 그대로 지속하겠습니다. 상태 좋으니 1달 뒤에 봐요"


***


실제로 지난 2주 정도는 참으로 쉽지는 않았다.

갑자기 브런치 조회수가 높아지고, 메인에 2개나 글이 올라가고, 삭제하고, 슬퍼하고, 좋아하고, 섭섭했다가, 가슴이 뛰면서 누군가는 내 글을 좋아한다니 하며 기뻐하고.... 

그래도 겉으로는 티 하나도 안 내고, 살았으니 나 스스로가 참으로 대견했다.


이게 일반인의 감정 컨트롤이구나

좋건 싫건 다 드러내놓고 사는 게 정상이 아니었구나. 싶었다. 


남편에게 브런치의 글이 노출되었다가 삭제한 것을 결국 말했다.

혹시 몰라 남편은 알고 있어야지 싶었던 것이다

남편도 의사 선생님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 브런치에 문제 될 것들은 삭제하고, 잘 써보라고, 그러면서 너무 궁금해했다. 이번에 삭제할 것 하고 나면 본인이 보겠다고 했다.


나는 삭제할 것들을 자체 검열해서 삭제를 했다. 딸아이에 대한 글과 시댁에 관련된 글이었다. 너무 내 입장에서만 쓴 것들, 자극적인 내용들은 삭제를 했다. 그리고 남편에게 봐도 된다고 했다. 

남편은 본다고 했지만, 너무 바빠서 그런지, 나름 두려운지 ( 이 글 때문에 이혼이라도 할까 무서운가...) 결국 아직도 안 보고 있긴 하다.


그런 며칠 동안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솔직히 정말 일에 있어서 실수를 엄청 하긴 했다.

내가 사장이라 다행이지... 내가 직원이었으면.. 엄청 혼날 일들이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일 안 하고 브런치를 미친 듯이 열심히 썼다.

막 막 쓰고 싶었다.


그리고 

다시 2개의 글이 메인에 올라갔다.

다음 포털 메인에.....

나는 글을 지우지 않았다.

이젠 뭐 걱정이 없다 싶어서...

남편에게도 다시 말했다. 또 메인에 노출되었다고, 남편은 축하주를 마시자고 하면서 진심으로 기뻐해주었다,

그리고 여전히 읽지는 못하고 있다. 


이제야 매우 매우 진심으로 기쁨으로 충만하다.

감사하다.

별것 아닌 것들로 벌써 2년을 쓰고 있는데

그래도 조금 알아봐 주는 것 같아서 감격스럽고 

매일매일 하는 것이 이렇게 결과가 나오는 것을 인생 최초로 겪어서 이제야 작은 매일의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게 되었다.


사람은 겪어야 안다

겪어본 사람들이 해준 말을 의심하지 말고 그냥 따라 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그들과 같은 성공까지는 몰라도

그 뜻은 알 수 있게 된다

그걸 나는 45살에 알게 되었다.

다행히도

앞으로 한 30년은 나에게 시간이 남아 있으니까

아직 늦지 않았다.


오늘도 약을 잘 먹었다.

약의 부작용인 변비는 매일 땅콩잼을 2 숟갈 먹는 것으로 해결하고 있다

이제 딱히 부작용 없이 잘 먹고 있다.

다행이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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