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장소를 볼 때, 화장실을 먼저 본다.
커피숍이나 특히 맥주집에 갈 때면, 화장실을 자주 가기 때문에, 화장실이 별로이면 아무리 맛있고 싸고 분위기가 좋아도 절대 가지 않는다. 언제 화장실에 가고 싶을지 몰라 불안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병원에 갈 때면 항상 마음이 놓인다. 병원 특성상 화장실이 기본 이상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내가 취업을 할 때도, 내가 창업을 할 때도 우선적으로 화장실부터 보는 편이다.
일단 화장실 청소가 정말 너무너무 싫고! ( 내 집 청소도 한 달에 한 번 할까 말까인데 )
그나마 한숨 쉬며 편하게 볼일을 봐야 할 장소에서 여러 가지로 불편하게 일을 보는 것이 정말 괴로운 것이다.
그렇다고 멋진 화장실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낡아도 상관없다. 독립된 공간에 휴지가 있고, 변기커버가 있고, 문이 잘 닫히고 물만 잘 내려가면 된다. 주유소 화장실도 휴지만 있으면 그다지 상관하지 않는다. 바닥이 더럽고, 거미줄이 좀 있어도, 손 씻는 세면대가 없어도 그다지 상관하지는 않는다.
포인트는 독립된 공간, 문이 잘 닫힐 것, 물이 잘 내려갈 것, 변기커버가 온전하게 있을 것, 휴지가 있을 것 정도이다. 손을 못 씻으면 물티슈를 사다가 닦으면 되니까 세면대 유무도 크게 상관없다.
그런 점에서 정말 정말 내가 못 견디는 것은, 오피스텔 사무실 안에 화장실이다.
두 번째 사업장을 낼 때, 돈이 없으니 오피스텔 사무실에서 시작을 했었다. 8평 정도였는데, 부엌도 있고, 화장실도 안쪽에 있는 사무실이었다. 부엌이야 안 쓰니까 상관없는데, 화장실은 견디기 힘들었다.
그때만 해도 내가 상주하지 않고 잠깐 왔다 갔다 할 때여서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울 뻔했었다.
일단 화장실 청소가 정말 너무 싫었고,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남자직원이 있는데 볼일 보는 소리가 들릴까 봐 신경 쓰일 것이고,
큰 일을 볼 때는 괜히 조급해지면서, 냄새까지 신경 쓰이는 구조이기에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싫었다.
그래서 두 번째 사무실을 구할 때는 화장실을 더더욱 신경 써서 구했는데. 사무실 밖에 전용 화장실이 있고, 관리실에서 청소까지 해준다고 해서 다른 것도 안 보고 그 점 하나로 구매하기도 했었다.
문제는!
지금 평생교육사 실습을 하는 사무실이 내가 정말 괴로워서 못 견디는 사무실 안에 화장실이 있는 오피스텔이라는 점이다. 나는 심지어 애 둘 낳은 여자라 그런지 자주 소변이 마려워서 화장실을 엄청 자주 가는 편인데, 불편해서 갈 수가 없다!
결국 13층 사무실에 밖으로 나와 1층 공용화장실에 가서 볼일을 보고 오는데, 그것도 눈치가 보여서, 전화받는 척하면서 나와서 볼일을 보고 들어가곤 한다.
사실 아무렇지 않은 자연현상이기에 굳이 신경 쓰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심지어 나도 남들의 행위에는 아무렇지도 않다. 화장실을 갔는지 안 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신경을 안 쓴다.
하지만! 내 행위는 신경 쓰인다. 창피하고, 불편하고, 불안하다.
이게 정신병과 관계가 있는 건지
그냥 예민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마음 같아서는 근로노동법으로 사무실내 특히 "남녀공용 화장실"은 법적으로 금지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똥오줌이라도 편하게 눠야지 할 것 아닌가!
나만 이런 것 같긴 한데
정말 똥오줌으로 괴로운 이번주와 앞으로의 5주 간이 될 계획이기에
빨리 관련법안이 생기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당신들 사무실의 화장실은 어떠신가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