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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좋은 날 _ 끝까지 내가 좋은 날로 만들 테다

by 지망생 성실장

아침 9시에 일어나서

정신과 약을 먹고,

밥을 했다.


얼마 전부터 전기압력밥솥을 안 쓰기로 결정했다.

고무패킹을 잘 관리를 안 했더니, 안 빠지는 고무패킹 부분에 검정 곰팡이 비스무레한 것이 있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어차피 밥은 주 2회 정도밖에 안 하는데 싶어서, 미리 쌀만 씻어두면, 냄비에 밥을 하나, 압력밥솥에 하나 별 차이도 없으니까 하는 마음과 함께. 큰 딸이 금방 한 밥을 좋아한다는 생각에 냄비밥을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작은 스텡 냄비에 쌀을 넣고, 물을 넣고, 부글부글 끓이다가 약한 불에 뜸 들이기......


밥을 하면서

찬 밥으로 볶음밥을 만들었다. 쿠팡으로 주문한 호박 당근 오이 스팸을 넣고, 맛소금으로 간을 한 뒤, 찬 밥을 넣고 볶으니

기가 막히게 고소 짭조름한 볶음밥이 완성이 되었다.

볶음밥은 저녁에 애들 먹도록 두고.


금방 한 밥은 지난주 친정에서 가져온 카레를 데워서 카레밥을 먹기로 한다.


그런데 금방 한 밥이 설익었다. ㅠㅠ 끓어 넘치는 것이 싫어서 중불로 끓게 했더니 그만 생쌀이 있는 것이다.

되는대로 물을 더 붓고 뒤석뒤석해서. 다시 중불로 익히고, 뜸 들이고 한 10분 씨름했더니

죽 같은 밥이지만. 그래도 갓 한 밥이라고 먹을만한 결과가 나왔다.


아이들은 좋다고 밥을 한 그릇씩 잘 먹었다.

나는 약을 먹고 아침 당뇨약을 먹었다.

아이들 입에 후식으로 방울토마토도 넣어주고, 볼에 뽀보도 하나씩 해줬다.


샤워를 하고 출근을 했다.

오늘은 학원 개강이 있는 날.


다행히 모든 사람들이 척척 일찍 와주고, 주의사항 전달할 때. 내가 항상 하는 농담에 웃어도 주고, 모두가 잘 등원을 했다.


개강을 무사히 마치고, 선생님께 인계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정신과약도 잘 먹고

당뇨약도 잘 먹었다.

안경을 안 써서 세상이 예뻐 보인다.

찜찜함이 없는 오늘이다.


이대로 학원 수강생 2명만 등록을 해준다면 좋겠다.

이대로 샵 매출이 늘면 좋겠다.

그럼 더할 나위 없는 행복한 하루가 될 텐데.


하지만 설령 등록을 안 하고, 매출이 크게 늘지 않더라도

할 일을 하면서

내가 오늘 끝까지 좋은 하루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 정도는 내가 그렇게 만들 수 있는 거 아닐까?

내 나이 45살인데

하루 정도는 내가 기분 좋은 날로 만들 수 있겠지

하루 정도는

약도 먹었고


기대되는 남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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