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11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누군가의 죽음에 영향을 받는 환자

by 지망생 성실장 Feb 04. 2025

난 그녀가 누군지 모르지만

그녀가 어떻게 살았는지는 대충 안다.


그래서 그럴까 그녀의 황망한 죽음이 너무 크게 다가오고, 많은 생각에 잠기게 만든다.

그녀의 죽음에 대한 기사를 보고 또 본다. 자살이 아니라 그런지 여기저기 그녀의 죽음에 대한 기사가 많이 나오고 나는 그것을 하나하나 다 보고 앉아있다.



어제 오늘은 좋은 날 내가 그렇게 만드리라 라는 글을 썼다.

그리고 잠시 뒤, 나는 구준엽의 부인이 죽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기사를 보고는 충격에 빠졌다.


20년 전, 사랑하나 안타깝게 헤어졌다가.

여자가 결혼하고 이혼하고 나서야, 50살이 넘어서 용기내서 구준엽이 연락을 했고,

기적처럼 20년 전 그 번호가 살아 있어서 연락이 닿았고, 바로 결혼했다는 

영화같은 사랑이야기에 전국이 떠들썩했더랬다.


유부녀라 그런지. 여자가 이혼하고 애도 둘 있는데 첫 사랑과 결혼을 다시 했다는 드라마같은 내용에 더욱 감동적이었는지도 모른다.


딱히 구준엽의 팬도 아니었지만. 그녀의 존재도 잘 몰랐지만.

둘이 젋을 때 사귀었었다는 것은 연예기사등으로 알고는 있었기에

안 친한 같은 반 친구의 연애이야기 정도로 나는 가깝게 혼자 친밀하게 이야기를 받아들였던 것 같다. 


그런데... 병을 오래 앓은 것도 아니고, 사고사도 아니고, 그냥 병에 결려 하루 아침에 죽었다니.

배우라 그런가. 삶도 드라마틱하게 살고, 떠나는 것도 그냥 가지 않고 세계가 그녀를 기억하게 만들고 가네 싶기도 했다. 


그리고 나의 죽음을 생각하게 한다.

죽으면 다 끝인데, 이렇게 밥도 굶고, 섹스도 못하고, 애들과 즐거운 시간도 많이 못 보내고 죽으면 무얼하나.

이리 갈 거. 이렇게 살면 무얼하나 

어차피 죽을 거, 좋은 거 먹으면 무얼하나. 좋은 집이 무얼까. 허망하고 허망한데 싶고


나 죽으면 누가 찾아올까. 아무도 안 왔으면 좋겠다 와서 뭐 할거고.

내 지인들은 올 필요 없고

내 가족 지인들이나 와서, 내 가족들을 위로해주면 되는 게지 싶고.

나 죽으면 남길 게 진짜 없네.. 구멍난 빤스, 200만원짜리 금반지 하나 밖에 없네 싶고...


뭐 

이딴 것들의 생각에 잠기게 된다.


남의 죽음을 유독 가깝게 느끼는 것이 정신병환자의 증상 중에 하나일까 생각해본다.

관련이 없지는 않겠지 싶고......


그녀는 떠나가는 마당에 나 같은 사람에게 영향을 준 것에 대해 생각도 안 할 텐데 말이다. 

나 혼자 별의 별의 별의 생각을 하는 꼴이 웃기기만 하다. 


오늘 아침에 약을 먹었으니 

그것으로 다 됐겠지

나는 오늘도 안정적으로 약을 다 챙겨 먹었고

오늘을 일단 살 것이니 됐다 


이제 그녀를 보내고, 생각을 그만 할 때가 되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오늘은 좋은 날 _ 끝까지 내가 좋은 날로 만들 테다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