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약을 정말 일주일동안 한 번도 안 빼먹고 열심히 먹었다.
열심히 먹는 다는 기준이 사실 나는 주 4-5회였기 때문에
주 7번을 다 먹은 것 조차 나 자신을 칭찬하고자 한다.
시아버지의 병환과 서희원의 죽음으로 죽음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한 이번 주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에 손 놓고 정신을 못 차리거나
아무나 붙잡고 쓸데없는 소리를 하는 짓을 하지 않고
속은 여러 생각이 있어도
겉으로는 멀쩡하게 할 일을 다 하고,
멀쩡하게 헛 소리 안 하고 실수 없는 것을 보면
다
정신과 약을 열심히 먹어서 그런가 보다 싶다.
아침마다 일어나서 약부터 챙겨먹는 것은
혼자 살면 모를까
애들이 보는 앞에서 비타민 먹듯이 ( 당뇨약으로 속이고 ) 먹는 이 행위 자체가
사실은 굉장히 괴롭고, 신경쓰이는 일임은 분명하다.
그냥 감기약이 아니기에
당뇨약도 밥 먹을 때. 가족 외에 다른 사람이 있으면
다른 사람 앞에서 약을 먹는 행위가
나 환자요 라고 외치는 것 같고
내가 불구자가 되는 것 같고
괜한 이야기의 소재가 될 것 같아
남들과 식사할때도 물 먹는 척 몰래 먹거나
아예 당뇨약을 안 먹을 정도인데
하물며
매일 아침 거짓말을 하며
먹는 정신과 약이라니
그래도 거시적인 안목으로
애들에게 알려서 좋은 것은 정말 정말 없으며
나 자신을 위해서 아침마다 거짓말을 하더라도 먹어야겠다는 신념 하나로
먹고 있는 나 자신
그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자신을 이렇게라도 칭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