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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부모님 부양을 생각하네

by 지망생 성실장 Feb 15. 2025

나는 45살, 남편은 47살이다.

결혼을 엄청 많이 후회했고, 지금도 일부 후회하고 있는 나인데, 

딱 하나, 그래도 이건 잘했다 싶은 것은, 남편 부모님이 공무원 연금 받는 것을 확인하고 결혼했다는 점이다. 


마이너스통장이 신용이 좋으면 받는 좋은 것인 줄 알고, 

마이너스 통장으로 생활하는 남편을 능력자로 알던 무지렁이였지만,

예비 시아버님이 공무원 퇴직하시고, 공무원 연금이 나온다는 것, 부모님 부양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확인할 만큼 똑순이였던 것이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양가 모두 공무원 연금을 받으시기에, 

부모님이 더 여유로우면 여유로운 상황이라 항상 감사했었다.


결혼 16년째인 지금까지, 병원비 등 금전적으로는 부모님이 부담스럽지 않아서 

아직도 밥값을 부모님이 더 많이 내주시면서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와서 사달라고 하라고, 그렇게 얼굴 보는 게 낙이니 편하게 와서 비싼 거 사달라고 하라는 부모님들이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시아버님이 많이 편찮으시고, 이제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고 생각하니 

못된 며느리인 나는 돈을 생각하게 되었다.

병원비는 있으실 테니 걱정이 없고, 병원비 보태드릴 수는 있다. 그것을 걱정하는 것은 아니다.


걱정이라기보다......


만약 아버님이 가시고 나면, 배우자는 연금의 60%만 받는다던데, 어머님 생활이 되실지가 걱정이기 때문이다.

평균 노인들 수입을 생각하면, 그마저도 매우 큰돈이고, 어머님 생활의 기본은 돼주실 테지만, 

아마 그때부터는 아주 조금이라도 용돈을 드려야 할 것 같아서이다.


모른 척해도 될지.

생신이나, 어버이날, 명절 등 때마다 용돈을 좀 많이 드릴지

매달 용돈을 조금이라도 드리는 것이 맞을지 고민스럽다.


내가 돈 오백 원이 없어서 쩔쩔맬 때

일하러 나가고 싶을 때도, 바로 옆에 살면서 정말 한 시간도 안 봐주셨던 것을 생각하면

우리가 전 재산을 잃었을 때도, 돈 백만 원 아니 십만 원도 안 주셨던 것을 생각하면

그다지 이런 생각하기 싫지만


그래도 맏아들인데 싶고......


그러면서 불현듯 정말 이제 나이가 들었구나 싶었다.

진정한 독립은 돈의 독립에서 나온다는데

아직도 외식하면 부모님이 돈 내주는 어린애였구나 

이제 부모님 용돈을 생각하는 진짜 어른이 되어 가는구나 싶어

기분이 싱숭 생숭하다


너무나 감사하게 화목한 가정에서 나이 마흔 중반이 돼서야

부모님 부양 봉양을 시작도 아니고 생각을 하게 되는 상황이 분명하다.,


진짜 감사하게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조금은 속상하다. 


그렇게 친정 부모님도 늙고 계신 것이니까

나도 늙고

내 애들은 아직 자라고 



그런데 시아버님 아직 식사도 잘하시고, 정신도 또렷하신데

아무리 시한부라도 겉으로는 믿기지 않을 만큼 정정하신데

이런 계산부터 하는 것 보니

역락없는 못된 며느리가 맞는 것 같다. 


며느리는 며느리인 게지... 어쩌겠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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