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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이 나을까? 뇌암이 나을까?

by 지망생 성실장

얼마전부터 눈이 자꾸 감긴다.

글에도 쓴 적 있는데, 동네 병원에서는 안구건조증이라고 하긴 했었지만,

눈이 깜빡거리게 되고, 특히 밖에서 걸을 때는 눈을 뜰 수 조차 없을 정도이고, 아무리 많이 잠을 자도 눈이 잘 안떠지고, 특히 한쪽눈이 자꾸 감기는 증세는 아무리 봐도 안구건조증이 아닌 것 같았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안구연측? 이라는 아무튼 의지와 상관없이 깜빡이는 병이 있다고는 하는데

그 병도 원인을 알 수 없지만 보톡스를 놓는 처치 방법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안구연측인지 뭔지는 눈이 떨리는 증세가 의지와 상관없이 나타나는건데

나는 눈이 떨리지는 않는다.


뇌병변장애가 있는 장애인처럼 얼굴을 찡그리면서 눈을 깜빡이게 되는 이상한 증세인 것이다.


결국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가서 안과 검진을 받았는데

안구에는 별 문제가 없어서 신경학적 조사를 해봐야겠다고

MRI를 찍자고 했다.


운이 좋게 취소자가 나와서 바로 MRI를 찍을 수 있었다.

그런데 검사 결과가 3주나 걸린다고 한다.

이제 3주동안 어떤 결과가 나올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다려야 한다.


일단 내 증세는 정신병적 즉, 스트레스로 인한 일종의 틱 을 의심할 수도 있고, 아니면 뇌에 혹이 있거나 등의 암튼 외과적으로 뇌에 관련된 질병을 의심할 수도 있다는 것이 현재 결론이다.


하루종일 뇌질환일지, 그냥 정신과적 질환일지 이걸까 저걸까 하는 생각에 일이 손에 안 잡힌다.


뇌 질환의 가능성은

1. 정말 내가 의지대로 눈을 뜰 수가 없다는 점

2. 14시간을 자도 눈이 안 떠진다는 점

을 근거로 이야기를 할 수 있는데


정신과적 질환의 가능성은

1. 정신적인 것도 의지대로 안 되는 증상이 나타난다는 점

2. 밥 먹을 때는 눈이 잘 떠진 다는 점

을 근거로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암튼 눈이 특히 한쪽 눈이 자꾸 감기는 이 증세는 특이하긴 한 것 같다. 그리 큰 병원 의사 선생님도 신기한 증세라고 할 정도니 말이다.


암튼 매일 이 증세의 원인이 무엇을까 고민스러운데

나는 뇌 증상을 응원해야 할지, 정신병을 응원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 문제이다.


뇌 증상이면

일단 내 증세가 꾀병이 아니라는 점에서 당당(?) 해질 것 같고

외과적 수술이든 무엇이든 해결방안이 있을 가능성이 높으니 안심이 된다는 점이 장점이다.

반면에 진짜 뇌암이나... 무슨 죽을 병이면... 아직은 죽기 싫으니 뇌와 관련된 병이 아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반면에 정신병 증세이면

그만큼 내가 힘들었다는 것을 포현할 수도 있고

어쨌던 죽을 병은 아니구나 하는 점에서 안심인데

반면에

"결국 스트레스구나, 좀 자면 되는 거 아니야? 맛있는거 사줄까? 좀 더 노력해봐. 위지로 안되는게 어디있니? 애 엄마가 의지를 가지고 노오력을 하면 되겠지" 하는 말을 들을 테니

아마 더 낫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나는

진짜 이건 내 의지가 아니다. 진짜 내 의지와 상관없이 눈이 감긴다. 혼자 있어서 감긴다. 진짜 이건 병이다,

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뇌 질환을 응원하는데

죽을 병은 또 싫어서, 죽을 병은 아니길 바라는 마음으로는 정신병을 응원하게 되는 것이다.


무엇이든 결국 내 남편과 자식들과 친정 부모님을 생각하면

빨리 나아야 하는데

빨리 안 나을 것 같아서 너무 괴롭다


점점 눈이 안 떠져서

일상생활도 잘 안될 지경이니 말이다.


정말 꾀병은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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