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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약 먹는 것을 의사한테 숨기는 이유

by 지망생 성실장

요즘 한 쪽 눈이 자꾸 감기는 증세로 인해 병원을 다니고 한의원도 다니면서 치료를 받고 있다.


그리고 항상 고민한다

우울증 약을 먹고 있다는 것을 말해야 하는 것일까?


결론적으로

대형병원 안과에 갔을 때는 우울증약 복용중이란 것을 말을 안했고

한의원에서는 우울증약 복용중이라는 것을 말했다.


양의학에서는 우울증약을 먹고 있다는 것을 말하면

정신적인 문제로 치부하고 검사를 안해줄 것 같아서이다.

반면에 한의원은 웬지 심신을 다 치료해주는 것 같아서 말해도 될 것 같았다.

( 우울증도 침이나 한약으로 나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조금 있고 )


그래서인지 대형병원에서 빠르게 검사도 해주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사실, 나부터도

지금의 이 신기한 증상이

밥먹을때는 멀쩡하고, 글쓰거나, 일할때는 멀쩡해지는 이 증상이

어쩌면 스트레스와 관련된 정신병적인 증상이 아닐까 깊은 의심을 하고 있는 상황인지라

의사선생님께 사실대로 말하면

그냥 정신과로 바로 보내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 수 밖에 없다.


남편도, 부모님도 분명 비만과 당뇨와 스트레스가 문제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모든 증상과 내 모든 아픔이 단순히 우울증때문이라고 치부해버리는 것이

너무 싫다.

도매급으로 처리되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


관심종자로 보이더라도

일단 모든 검사를 다 해보고,

양의학적으로 진짜 진짜 뇌질환이나 신경질환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받고 싶은 욕망이 있다.


그런데 의사선생님께 사실대로 말 안했다는 것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 양심에 찔리기도 하다.


정신과치료를 받는 환자들만의 이 불편함을

같은 의료계 사람에게도 숨기고 싶은 이 불편함을

의사 선생님은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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