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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약을 더 늘렸더니 잠이 안 온다

by 지망생 성실장

눈이 계속 지랄이다.

MRI 를 찍었는데. 결과가 6월에나 나온다고 한다.

다행인 것은 결과가 안 좋으면 빨리 오라고 한다고 했는데, 그렇지 않은 것을 보니 검사 결과 특이점이 없나 싶다.


그래도 눈을 잘 못 뜨고, 낮에 병든 닭처럼 꼭 조는 증상은 계속 나타나서 힘들게 한다.

침을 맞아도 하루이틀 좀 괜찮다 싶다가도

다시 눈이 안 떠지곤 한다.


반쯤 눈을 감고 걷다보니 위험하기도 하고,

고객님과 상담시 눈을 자꾸 깜빡이니 상담이 원활하지 않은 것도 같아서

이러다가 정말 생계에 지장이 있을 것 같다.


곰곰히 생각해봐도

결국 돈 때문에 몸이 아픈 것 같다.


장사가 안되니 몸이 아픈 것 아닌지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한다고 했는데도

뭐가 부족한디 잘 안풀리니 몸이 아픈 것 같다.


정신과를 안 다니는 사람은

이런 생각을 안하겠지?

아프면 그냥 아프고, 치료 받겠지?

정신병이 있으니 모든 아픔이 결국 정신적인 문제로 치부되는 것이겠지?

그리고 또 그것이 사실이면 결국 좌절하는 것이고


아이 엄마가 이렇게 아픈 것이 죄스러울 뿐이다.


왜 세상은 이렇게 각박할까?

한때는 열심히 일하면 돈을 잘 번다고 착각을 한 적이 있었다.

신이나서 잠도 안자고 쉬지 않고 일을 했었다.

그 결과 정신병만 생기고

아무리 열심히 해도 빛이 안 보이는 지금이왔다.

더 이상 무엇을 어찌해야 할까?


이 와중에 정신과 선생님은 결국 모든 것이 스트레스라면서

일을 쉬라고 하면서 약을 더 주셨는데

밤에 잠이 안 오고, 변비가 또 생겼다.


그리고 문제는

장사가 안돼서 병이 생긴 것인데

일을 쉬면 장사가 더 안돼서 더 아플 것인데

어찌 일을 쉬냐는 거다.

더 하면 더 했지

덜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괴롭고 괴롭다


정신과 약이 만병통치약은 아닐텐데

한때는 아침마다 먹으면서 오늘도 기분 좋게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기도를 했었는데

지금은 아침마다 정신과 약을 먹으면서

먹으면 뭐해! 하는 생각뿐이다.


그래도 일단 먹는다.

먹던 것은 먹고, 먹으란 것은 먹어야지 어쩌겠누.


6월에 MRI 결과 정말 정신적인 문제라고 하면

정말 괴로울 예정이다.


장사만 잘 되면 다 좋아질 것 같은데

돈돈돈 정말 돈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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