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좆소의 구인

by 지망생 성실장

나는 장사를 한다. 2개의 사업체를 운영하는데.

직원이 1명은 있어야 한다.


큰돈을 지금은 줄 수 없지만

당연히 회사가 커지면, 임금을 올려줄 마음이 있다.

구체적으로 제시도 할 수 있다.

지금 매출은 얼마, 00매출이 되면 얼마 줄 수 있다고 약속할 수 있다.


직원 1명이 사업장의 매출을 다 볼 수 있는 구조기에 거짓말이 통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나름 매출을 공개하고 인센티브를 약속해도 직원들은 믿지 않는다. 정말 다들 속고만 살았나보다.


정말 직원 1명뿐인 작은 회사이기에

직원에게 바라는 것이 많지는 않다.


오래 일해주면 좋겠다.

그만큼 호봉도 챙겨주고, 일한만큼 성과만큼 인센도 주겠다.

칼퇴근에 휴가도 적당히 잘 챙겨주는 편이다.

사장처럼 일하란 말도 안한다.

그런데 조금 더 열심히 해서, 조금이라도 성과가 나면 돈을 더 주겠다.

라고 장부를 펼쳐서 보여주기도 한다.


그런데

당연하겠지만

이런 좆소에 꿈과 희망을 거는 직원은 없는 것 같다.


대부분이 딱 1년을 채우고, 퇴직금을 받아서 나간다.

신기하게도

1년이 되면, 퇴직금을 받을 때가 되면 태도가 바뀐다.

나사가 하나 빠져있고, 해외여행 검색하면서, 일을 안한다.

왜 그러냐고, 다른데서 스카웃이 들어오냐, 집에 무슨 일이 있냐 물어보면

그냥 이 일이 적성에 안 맞는 것 같아요

실업급여 탈 수 있게 "권고사직"으로 해주세요 라고 한다.


3-4년 일한 직원이면 몇백만원 퇴직금이 아깝지 않겠지만

딱 1년 1개월 일한 직원이면

결국엔 퇴직금이 목적이었구나 싶어서 돈이 아깝고 섭섭해지는 것이다.


나름 1인 직원이기에

본인이 잘 하면, 매니저, 사장이 될 수 있고, 이윤을 나눌 수 있다고 말도 다 했는데

그 정도로는 그들의 꿈과 희망이 될 수 없었나보다.


내 사업장이 나만의 꿈과 희망인 것이 너무나 당연하듯

그들의 꿈과 희망이 아닌 것도 인정을 해야겠는데

지난 1년이 너무 야속한 것이다.


그러면서 생각한다.

저 젊은이가 여기서 5년만 일하면, 자기 사업장처럼 더 편하고 더 많은 돈을 가져가서 안정적으로 결혼하고 애도 낳고 살 수 있을 텐데.

지금 1년 일하고, 실업급여타면서 또 6개월 놀고,

또 비슷한 좆소가서 1년 일하고, 또 실업급여타고 그렇게 반복하면

나이 마흔 넘어서는 좆소에서도 일을 못할텐데.......

어쩌려고 저러나.. 집에 돈이 많은가... 부럽다......


반면에

다시 한 번 반성도 한다

내가 무엇을 더 주어야 할까.

여기서 열심히 일하면, 거래처 더 큰 회사로 이직도 할 수 있고,

또는 여기서 사장노릇도 할 수 있고

그 외에 내가 무엇을 더 줄 수 있을까???


그냥 앞으로는 11개월만 계약하고

11개월마다 사람을 바꿔야 하나 싶기도 하고


정말 가장 아까운 것이 1년 1개월 일한 직원 퇴직금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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