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섞는 것보다 돈을 섞는게 더 어렵다

by 지망생 성실장

청첩장을 받았다. 오랜 지인이다. 결혼을 앞두고 이리저리 결정할 것이 많다며 그래도 즐겁고 설레이는 표정으로 소식을 알렸다.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을 해야 하지만. 결혼이란게 쉬운 길이 아님을 너무나 잘 알기에 무턱대고 축하한다는 말이 안나왔다.

축하는 하는데... 시집살이 할까봐 걱정이네, 애 낳고 싶다는데 애 낳으면 너무 힘들텐데 어찌하누 좋은 남편분이겠지만 그런 것도 걱정된다는 내 말에, 오랜 기간 알고 지낸 사이라 내 말 뜻을 잘 알아들어주며 자기도 걱정은 하고 있다고 그래도 잘 될 거라며 대답해주는 착한 분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돈 이야기가 나왔다. 둘 다 안정적이라고 할 수는 없는 직업들이기에 무엇보다 돈이 중요할텐데. 돈 관리 이야기를 했냐고 물어보니 아직 세세하게 말은 안했다고 한다.


니는 또 친정 엄마처럼 흥분해서, 꼭! 돈을 합치라고 안 합치면 돈 못 모은다는 등등 오지랖대사를 날리고 말았다.


너무 오지라퍼 같은 말이었지만. 정말 진심이다.

살면서 각자 벌어 각자 돈 관리하는 집 치고 돈 모은 부부를 정말 보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대놓고 결혼은 단순히 잠자리 같이 하겠다 선언하는게 아니라, 앞으로 몸과 마음과 돈을 합치는 진정한 하나가 되겠다는 선언이라고, 돈 섞는게 세상 가장 힘든 일이라고, 그걸 안하면 가정 공동체가 아니라고, 그러니 꼭 돈을 합치라고.

둘 중 하나가 주도해서 돈 관리를 하고, 둘 다 함께 가계부를 보면서 계획을 세우라고,

결혼 하자마자 결혼준비로 카드 빚이 많이 쌓여있을 텐데. 1차적으로 카드빚을 갚고, 2차로 카드 없이 체크카드로 생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고, 그다음에 조금이라도 저금 들던지. 아님 대출받아 집을 사거나, 전세를 들어가면서 종잣돈 만들기를 해야 한다고.

그렇게 빚을 함께 갚고, 함께 돈을 모으면서 동지애가 발생되는 것이고

돈 쓰는거 보면 사람이 보인다고

돈을 함께 벌고 함께 쓰고 다 알아야 사람을 속속들이 알게 되는 거라고

꼭 가계부를 함께 쓰면서 돈을 합치라고

결혼해서 할 이야기는 돈 이야기랑 애들 이야기밖에 없는 거라고 그게 사는 거라고

정말 일장 연설을 했다.


섹스를 하는 것도 둘이 하나가 되는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돈을 어떻게 쓰는지, 어떻게 벌고, 어떻게 쓰고, 저축에 대한 개념이 있는지 없는지를 서로 알아가면서 합을 마춰가는 것이 진정하게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돈을 벌고, 쓰는 것에는 사람의 철학과 가치관과 모든 것이 그대로 드러나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 돈을 어떻게 생각하고 관리하고 사용하는지에 따라

우리가 어떤 집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 "우리"에 "내 자식"까지 포함되기에 너무나 중요한 것이다.


내 말을 들은 지인은 잘 생각하겠다며, 결의에 찬 표정으로 헤어지긴 했는데,

사실 부모 자식 사이에도 돈 이야기는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닌 시대에 너무 오지랖을 떨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기에 나는 조언을 한 것이니

그 마음만은 이해해주면 좋겠다.


아 참! 좋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아직도 이혼을 못하는 이유중에 하나가, 돈을 합쳐서이기 때문이란 것도 이야기해줄껄

돈을 합치면 이혼을 주저하게 되니까 말이다.


암튼 결혼을 축하합니다.

앞으로 현명하게 잘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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