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를 찍고, 한달이나 기다렸다가 결과를 들으러 갔다.
눈 한쪽이 자꾸 감겨서, 거의 애꾸눈처럼 사는 것이 불편했지만, 내심 MRI 결과가 나빴다면 긴급으로 빨리 결과 들으러 오라고 했을 텐데, 빨리 오라고 하지 않았으니 중병은 아닐 거라는 안심을 하고 있었기에 결과를 들으러 가면서도 발걸음이 가벼웠다.
아마 스트레스성 정신질환이나 안구건조증이나 뭐 그런 것이겠지 싶었다.
하지만, 신경외과 전문의는 중증 근무력증이 의심된다며 7월2일에 다시 검사를 하자고 했다. 어떤 검사인지는 설명을 안해줘서 모르겠지만 인터넷을 보니 관련해서 어떤 검사가 있는 듯 했다.
병명을 인터넷으로 검색하는 것을 의사 선생님들이 싫어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사람 마음이 그리 안된다. 바로 중증 근무력증을 검색해봤다. 근육이 이유없이 약화되는 병인데 주로 눈부터 증상이 시작된다고 했다.
한쪽 눈이 감기고, 복시(사물이 2개로 보이는 증상)이 동반된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복시는 없다. 그러니 중증 근무력증이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다행인 것은 중증 근무력증이라고 해도, 요즘에는 약만 잘 먹으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은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이 것도 장기간의 싸움이고 당뇨처럼 평생 관리해야 하고, 어쨌던 점차 악화되면 죽을 수도 있겠지만, 당뇨처럼 빨리 죽거나 하지는 않는 것 같다.
중증근무력증이 병명이라지만, 그냥 근무력증에 가깝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아마 나는 당뇨합병증과 근무력증으로 좀 일찍 죽을 가능성이 높아진 것 같다.
이 모든 것은 추측이겠지만, 가능성이 높은 추측일 듯 하다.
부모님께는 원인불명의 근육무기력증 이고, 약만 먹으면 치료되는 병이라고 걱정 하지 말라고 했지만,
사실 생소한 병명에 나는 조금 무섭긴 하다.
잘 되겠지... 생각은 하지만, 인생사 한치 앞을 모르니...
일단 당뇨약은 잘 먹었고, 아차! 오늘 아침 정신과약을 못 먹었다.
이런 이런 이런 정신상태로 어찌 앞날을 기약할꼬.... ㅠㅠ
정신차리고 내일부터는 다시 정신과약도 잘 먹기로 한다.
할 수 있을 것이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살 수 있을 것이다.
살려고 노력한 지난 날들이 허황되지 않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