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사고 치면 어떻게 되나요?

by 지망생 성실장

회사에 손해를 끼친 직원 어떻게 해야 할까?


경험상

소소한 10만 원 이하 실수라면 그냥 다독이며 '한 번은 괜찮아'라고 말이 나온다.

그런데 두 번째부터는 "이봐, 이게 작은 실수여서 다행이지, 큰 실수였어봐. 너 천만 원 이천만 원 손해 끼치면 어떡하려고 하니?" 이런 말이 나오게 된다.


몇십만 원-100만 원 손해는 처음부터 "이거 손해 어찌할 거니?"라는 말부터 튀어나온다.


다행히도

아직 100만 원 이상 손해를 끼친 직원은 없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실수한 직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경위서를 쓰게 하는 등의 벌을 준 적은 없다. 말로 그냥 "이만하길 다행이다. 이게 몇 천만 원이었으면 어쩔뻔했니. 앞으로 조심하자" 정도로 소심하게 화를 내는 게 전부였다.


막심한 손해, 예를 들면 500만 원 이상의 손해를 끼친다면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직원을 짜르겠지만. 그 이하라면 함부로 해고하거나, 박봉의 직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 일이 안 일어나도록, 잘 뽑고, 잘 교육시키고, 잘 관리 감독해야 할 뿐이다.


반대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직원입장이라면 어떨까?

나라면, 내 월급 이상의 손해를 끼쳤다면, 나는 일단 회사를 그만둘 것 같다. 얼굴 들고 그런 회사를 다닐 수 없을 것 같다. 너무 미안해서, 어차피 회사도 날 못 믿으니 일을 시키기도 어려울 테니 일단 그만두겠다고 말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런데 글을 쓰면서 드는 생각은, 회사입장에서는 손해를 끼친 것도 모자라서 무책임하게 '그만두면 땡!'이라는 모습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싶다. 설령 "손해 본 돈을 갚고 나가겠습니다"라고 하더라도 그만둔다는 말이 더 고깝게 들릴 것 같다.


돈 벌러 다니는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것은 이렇듯 단순히 돈만의 문제가 아니라. 돈과 더불어 함께 일할 수 있느냐 없느냐 및 그동안의 믿음이 깨지는 일이기에 매우 어렵고 복잡한 것 같다.




사실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내가 회사에 엄청난 손해를 끼쳤기 때문이다.

돈으로 따지면 몇천만 원의 손해를 끼친 것이다.


나는 눈물이 났다. 몇 번이나 꼼꼼하게 본다고 보고 또 보고 했것만. 상상치도 못한 일 앞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나 때문에 몇천만 원의 손해를 보게 된 이 현실이 믿기지 않았고, 자부심과 자존심이 강한 남편 사장님이 돈을 떠나서 나에게 실망하고, 지금 사업의 체면이 깎이게 된 것에 얼마나 화가 날지 상상이 되기에, 무서워졌다.


나는 남편 사장님의 눈치를 봤다.

작은 것에도 부들부들 화를 내던 사람이 화를 내기는 하지만, 이상하게 정말 의아하게 상황에만 화를 내고 나에게는 화를 내지 않았다.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내가 너무 머저리 같아요.' 라는 나의 말에

남편이 손을 잡으며

"자책하지 마, 너만의 잘못이 아니야. 이건 유권해석의 문제가 더 크고, 아무튼 당신은 할 만큼 했어"라고 오히려 위로해 주는 것이 아닌가?


평소 같으면 꼼꼼하게 안 보냐! 그딴 식으로 하지 마라! 등등 과격하게 화를 냈을 텐데,

역대급 레전드의 실수에는 오히려 관대하게 나를 위로해 주다니.


당장 몇천만 원 돈 보담도, 남편의 심정과 화내는 것이 두려웠는데. 의외로 담대하게 이성적으로 행동하려 하며, 나를 책망하지 않는 모습에 감동이었다.


남편사장님께 감사하다고 말을 했다.

그런데 남편 사장님이 "당신이 같은 사장이고, 내 예쁜 부인이니까 화를 못 내지, 다른 일반 직원이었으면 진짜 죽었어"라고 말하더라.


아휴... 내가 사장 부인이라 다행인 하루였다.


그나저나 앞으로 일을 수습하는 것이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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