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성이 죽었다고 한다.
가수는 노래를 잘하는 것이 기본이나. 휘성은 정말 노래를 잘해서, 실력파 가수로 유명했던 사람이다.
그런데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죽었다고 한다.
평범한 자살인지, 약물과다인지, 실수인지 알 수는 없지만 죽었다고 한다.
나는 휘성 노래는 데뷔곡인 '안되나요" 만 알 정도로, 휘성 이름은 알았지만 딱히 팬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대학 동기인 그녀가 휘성을 좋아했었다.
휘성의 죽음으로 그녀가 생각났다.
순수하고 밝은 여대생이었으나. 우리는 술과 담배를 하며 퇴폐미를 추구했었다.
우리는 어떻게든 시를 쓰고자, 시를 쓰려면 술과 담배와 사랑을 해야 한다며 소개팅도 열심히 했었다.
부모님과 살던 나는, 그녀의 자취방이 부러워서 자주 놀러 갔었다.
단칸방에 살던 그녀가 방을 옮길 때면 같이 이삿짐을 날라주었고, 같이 소주를 마시고, 같이 졸업논문을 준비하며, 그렇게 함께 지냈었다.
그녀는 시를 곧잘 쓰고, 노래도 잘 불렀다. 그녀는 휘성을 좋아해서 노래방에 가면 멋들어지게 휘성 노래를 부르곤 했다. 휘성 콘서트에도 가곤 했으며 한 번은 나도 그 콘서트에 따라가기도 했다.
몇 곡을 빼고는 아는 노래가 없었지만, 나는 그녀를 위해 그리고 분위기에 취해 즐거웠도라고 말하고, 콘서트란데를 처음 데려가준 그녀에게 맥주를 사주었던 것 같다.
그런 그녀와 점차 멀어진 것은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였던 것 같다.
아무래도 취직을 하면서, 대학 동기들과 연락을 잘 안 하게 되었다.
특히, 나는 취직을 하며, 시를 놓아버렸는데, 취직을 안 하고 어떻게든 시를 잡고 있는 그녀가 부러웠다.
나는 시를 끈질기게 잡고 있는 그녀가 부러워서,
집안이 좋으니 취직을 안 해도 되나 보다.
돈도 안 벌면서, 현실을 모르면서, 어떻게 시를 쓰려고 하나.
철이 없다. 그리고 부럽다. 생각을 하며 그녀를 멀리했던 것 같다.
일에 치이고, 연애에 치이고, 시를 놓고, 문학을 놓고
나는 결혼을 했다.
내 결혼식에 그녀는 일찍 와서 너무나 잘해주었다.
그러나 결국 그녀와는 멀어지게 된 것이다.
그녀도 결혼을 했고, 나는 축의금이 없어서 돈 3만 원만 겨우 보내고 참석은 못하고 미안하다 미안하다 말만 할 수 있었다.
그녀는 몇 년 뒤에 연락을 해줬었다.
"나 시인이 되었어. 등단을 했어."
나는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 아니 진심으로 축하를 해주고 싶었다.
축하한다. 잘 되었다. 정말 진심이었다.
하지만 질투가 났다.
나는 결혼을 하면서, 돈이 중하지 예술이 중하냐 하면서 놓아버렸는데.
그녀는 얼마나 결혼을 잘했길래 정말 시인이 되었을까?
그녀는 어떻게 현실에 몸 담으면서도
예술을 잡고 있었을까
그녀의 끈질김에 질투가 걷잡을 수 없이 났다.
나는 결국 그녀의 시집 한 권을 사지 않았고, 그녀 전화번호도 어느 순간 삭제를 했다.
그러나 가끔 그녀의 이름으로 검색을 했다.
그녀는 시인이 되었고, 시집을 내고, 인터뷰도 하고, 유튜브에도 나오고, 사인회나 북토 크도 하는 유명 시인이 된 것 같았다.
유명하던 안 유명하던
나에게는 시인이란 당당한 명함을 갖고, 예술가가 되었고, 예술을 고민하며 사는 그녀의 삶이 부럽고 또 부러울 뿐이었다.
휘성이 죽고, 그녀가 생각났다.
그녀는 지금도 시를 쓰고 있겠지,
많이 힘들어할까?
휘성의 죽음이 그녀에게는 어떤 시를 낳게 해 줄까.
그녀에게 연락을 하고 싶지만, 아직도 비루한 돈돈 거리는 내 인생이 창피해서 연락을 못했다.
그녀가 이 충격적인 소식을 잘 이겨내기를
언젠가는 나도 당당해져서 그녀에게 연락을 할 수 있기를
내가 놓아버린 시를 내가 부끄러워하지 않을 그날이 오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