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버님이 돌아가시고 시어머님이 혼자 되시고 난 후에
나 혼자 살짝씩 드는 고민이 있다.
바로 시어머님이 아들네인 우리집 근처로 이사오시면 어떡하지? 라는 고민이다.
남편은 장남이고, 여동생만 2명이 있다.
지금은 시어머니 근처에 시누들이 다 산다.
시어머님은 큰 시누의 아들을 같이 살면서 길러주셨고, 그 이후에도 계속 근처에 사셨다.
지금은 한 아파트 아래 위층에 산다.
나는 근본적으로 딸 아들을 떠나서, 도움을 많이 줬던 자식이 노후에 좀 더 책임이 있다고 생각이 든다.
그런 점에서 시누 아이를 봐주셨으니, 큰 시누 근처에서 사시는 것이 어머니에게 더 좋다는 생각이다.
더불어 무뚝뚝한 며느리와 주말도 없이 일하는 바쁜 아들보다는
따박따박 휴일과 휴가가 있는 시누네가 더 좋을 것이란 생각도 있다,
딸이랑 자주 싸우기도 하지만 금방 풀어지는 사이 좋은 모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옛날 사고방식을 가진 분이시니 어쩌면 다 버리고(?) 진짜 나이들어서는 아들 옆으로 오고 싶어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이 가끔 고개를 드는 것이다.
아니나다를까
어제 어머님께서 갑자기 우리집에서 10분 거리에 신축 빌라를 전세끼고 사두었다가.
많이 늙고 연로해지시면 그 집에서 지내면 어떠냐고 전화가 온 것이다.
나는 남편에게 "아니 친구도 딸들도 다 거기 있는데, 여기 오시면 뭐가 있다고 안된다고 해. 그 돈 다 편하게 쓰고 가시라고, 뭘 또 빚을내서 사두시려고 하냐고 안된다고 해" 라며 호들갑을 떨며 반대를 했다.
다행히 남편도 나와 생각이 같았는지, 돈 없어도 자식들 잘 사니까, 얼마되지도 않는 몇천만원 잘 들고 쓰시라고, 뭐 살 생각 마시라고 잘 달래드렸다.
나는 내 아이를 봐주시지 않은 시어머님의 노후를 도와드릴 마음이 없다.
경제적으로는 자식된 도리로 어느정도 생각을 하고 있지만
말동무를 하거나, 병원을 다니거나 하는 모든 시간을 필요로하는 효도는 남편이 알아서 하던지 말던지 주의다.
그리고 지금도 우리 집에와서 살림을 도와주고, 애들을 보살펴주는 친정 부모님 근처로 갈 수있으면 가서,
친정 부모님의 벗이 되어 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운전도 못하는 내가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돈만 있으면 친정 근처로 이사를 갈 생각도 있다. 거긴 내 고향이기도 하니까. 이사까지야 돈도 엮여있고 남편생각도 중요하니 함부로 결정은 못 내리겠지만
아무튼 친정 부모님께는 책임감이 많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거꾸로 시부모님께는 그런 책임감이 전혀 없다.
그런 내 마음을 냉철하게 또박또박 말하지는 못했다.
아직 시아버님 돌아가신지 3개월밖에 안 지났고, 가시적으로 진짜 우리집근처로 오신다고 행동을 하신 것은 아니시니까.
설령 오신다고 해도 본인 돈으로 오시는데 왈가왈부는 쉽지 않을 테지만
암튼 오신다고 해도, 나는 주말마다 찾아뵙거나 살뜰하게 생활을 보살피는 일은 아마 못할 것이다.
내 살기 바쁘니까
내 부모 챙기지도 못하니까
정말 불효 나쁜 며느리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
나는 한명이고, 내 살기 바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