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를 시키는 게 맞을까?

by 지망생 성실장

지난주 둘째 초5 아이가 막내 시누네 집에 며칠 가 있었다.

막내 시누는 결혼 전에 유명 학원에서 강사를 했었었다. 가서도 학원 숙제 하라고 숙제를 보내면서 공부좀 한 번 봐달라고 부탁을 했었다.


아이가 집에 오고, 시누한테 연락이 왔다.

아이가 수학은 초3부터 해야할 지경이라고 한다.

문제를 읽으려고 하지 않으니 읽는 것도 공부시켜야 한다고 신경을 쓰라고 한다.

학원은 안 될 것 같다고, 전담으로 누가 붙어서 꼼꼼히 노트에 적는 것부터 알려줘야 한다고 한다.

이런 식이면 학원에 가고 싶어도 받아줄 학원이 없다는 뜻이다.


큰애때도 수학 학원을 너무 늦게 알아봐서, 진도가 안 맞는다고 퇴짜맞았었는데

아이 자체가 공부를 하는 아니라서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었다.


그런 점에서 둘째는 아예 일찍 학원을 보냈는데....

학원을 잘 못 골랐는지, 그냥 시간만 떼우다가 오는 모양이다.


사실 아예 모르지는 않았다.

숙제하는 꼬라지만 봐도 다 보이니까

하지만 내가 집에서 봐줄 형편이 안되고, 시간도 안되지만 아이가 엄마가 공부봐주는 것에 반항도 심해서 그냥 손 놓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시누가 조심스레 하는 말을 들으니 정신이 번쩍 든다.


결국 과외를 알아보았다. 가장 유명하다는 김과외 사이트에서 알아보니

평균 시간당 3만원, 주 2회 2시간씩 한달에 총 8회를 하면 48만원

한달에 50만원 돈은 내야 할 듯 했다.

더 시급이 싼 선생님은 대학생들인데, 아이를 확 잡아줄 것 같지 않고, 학생들이니 본인 일정이 바쁠 것 같아서, 과외를 업으로 삼고 있는 선생님들을 찾아보니 시세가 그렇게 나온 듯 했다.


남편은 시키라고 한다.

일단 시범과외를 몇번해보고 돈이 얼마가 들던 더 늦기 전에 학습습관이랑 방법을 알려줘야 하지 않냐는 주의다.

나도 그 부분은 공감했다.

하지만 돈이... 이러려고 돈 버는 건 아닌 것 같아서 말이다.


공부는 그냥 하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본인이 깨달았을 때, 늦더라도 그때 시작하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런데 시누와 남편은

아이 스스로 "나는 바보야. 나는 공부 못해. 안해" 라고 단정짓고 살면 어쩔꺼냐는 거다.


결국 식비를 줄이고 아이 과외를 시작하기로 했다.

김과외 사이트에서 일정등이 맞는 선생님 2분과 다음주에 시범과외를 받기로 했다.

아이의 반발이 크게 예상되지만 어쩔 수 없다.


더이상 아이를 방치할 수 없다.


나도 시간을 더 내야지.

내가 봐주기도 해야지.

첫째때는 태어나서부터 책 읽어주면서 습관을 잡아줘서 곧잘 하는데

둘째는 정말 태어나자마자 사기 당하고 집에 땡전한푼 없어서 방치했다는 미안함이 많이 든다.


그래서 둘째는 공부하라는 말도 많이 못했고

그냥 웃기만 하면 좋아라 했는데 그게 모두 결국 책임회피였던 것 같다


굉장히 미안해진다.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돈도 아깝고

속상하고

그나마 식비를 아껴서 과외비를 마련할 수 있는 것이 다행일까 싶긴 한데

요즘 장사도 잘 안되는데 남편에게도 미안하고 답답하다


과외를 시킨다고 능사가 아니고, 그것도 관리 감독 하면서 내가 봐줘야 하는데 싶고

일하는 입장에서 규칙적으로 시간을 내지 못하는 내가

나를 일시키는 남편이 원망스러웠다가

내가 부지런하지 못해서겠지 싶어서 나를 탓했다가

그저 미안해진다


도돌이표 생각을 그만하고, 앞으로 좀 더 현명하게 살아야겠다.

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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