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분명히 약을 먹었더랬다
어제밤에 처방해준 수면제(?)를 안 먹어서 잠을 많이 설치긴 했지만
아침에는 분명히 정신과약을 잘 먹었다.
지각하지 않게 출근도 했고
별 문제 없는 하루가 시작되는 듯 했다.
그런데 작은 시누한테 전화가 왔다
얼마전 둘째 초5가 며칠 작은 시누네서 지내다 왔는데
그때 작은 시누가 공부를 좀 봐줬더랬다.
그런데 너무 못한다고, 하나도 기초가 안되어 있고 노트정비부터 시작해서 큰일이라는 것이다.
이런 식이면 학원에 입학도 못한다고......
문제는 아이가 "나는 공부도 못하고, 하기도 싫고" 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단정지으면 어쩌냐는 것이다.
그 말을 들으니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학원 보내지 말고, 과외를 하라는 시누말이 귓가에 계속 맴돌았다.
결국 과외사이트에 들어가서 시범과외 신청을 3개나 잡아놓고 나서야 마음이 좀 놓였다.
그래도 계속 가슴이 벌렁거리고 일이 손에 안 잡힌다.
내가 여기 있으면 안될 것 같다
집에 가서 바로 애 공부를 시켜야 할 것 같고 일따위 해서 모하나 싶고
밥도 잘 안하고
둘째를 방치하긴 했다
공부를 봐주려다가도 속이 터졌고
무엇보다 내 스스로가 일정하게 시간을 내지 못했으니
정말 할 말이 없다
공부를 못해도 된다는 말은 뻥이다
경험상
공부를 잘 해야
"내가 하고 싶은 것을위해, 어떻게 계획을 세우고, 어떻게 실천을 하고, 성취해나가는지"를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공부를 잘해야 사는 세상이 아니지만
공부만큼 "목표를 위해 계획을 세우고, 실천을 하고, 성취하는 " 과정을 배울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하루종일 유튜브만 보는 둘째를 그렇게 길러놓고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사춘기 오기 전에 잘 잡아야 할텐데
걱정이다
한달에 과외비를 50만원 60만원 쓰게 되다니
이미 다니고 있는 영어, 역사 학원비도 60만원인데
둘째 한명에게만 한달에 150만원 돈이 들어가게 생겼다
정말이지 내가 제일 싫어하는 현실에 가슴이 벌렁거린다.....
문제는 과외를 한다고 해도 될지 안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돈을 쓰는게 맞는지
알 수가 없다
너무 머리가 복잡하다
울고만 싶다
자식을 잘못 기르고 있는 나 자신이 너무나 밉다
괴롭다 정말
돈은 어떻게 해야 할지도 너무 걱정이다.
돈을 벌기 위해 아이를 방치했고
방치한 아이를 자리잡게 하기위해 또 돈을 벌러 나가고
이게 무슨 도돌이표인가
그러나 장사를 접을 수는 없는 노릇이고
일단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마음 뿐이다.
괴롭고 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