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

by 지망생 성실장

난 동거 자체는 별 생각이 없는 사람이다. 연애하다 보면 반동거, 동거는 자연스럽게 진행이 될 수 있기 하니까.

하지만, 동거를 제안하는 남자라면 일단은 결혼상대자는 아니구나라고 생각할 것 같다.

그리고, 날 사랑하지는 않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여성이던 남성이던 동거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사랑과 결혼을 떠나서

함께 살고 싶으면 사는 거지 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특히 결혼하기 전에 한 번 살아보고?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로 동거가 특히 우리나라 여성들에게는 아직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회가 아니고

두 번째로 사랑하면 어차피 다 맞출 각오를 하고 사는 거지, 살아보다가 헤어질 수도 있다? 그건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동거와 결혼은 엄연히 다르다. 둘이 살아보면서 맞춰보는 것과 양가의 바운더리에 들어가는 순간 다른 세상이 펼쳐지기 때문에 속궁합 맞춰보려 결혼을 위해 동거를 시작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래서 나는 "결혼과 상관없이 살아보는 거면 모르겠는데, 결혼을 위한 예비 연습으로 동거는 특히 진짜로 반대한다.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단, 이 여성을 사랑한다면, 그 여성에게 조금이라도 해가 될 일은 안 해야 한다. 도움이 될 일만 해도 모자랄 판에, 여성에게 좋을 게 없는 짓을 권할 리가 없다.

그런 점에서, 아직 우리나라는 동거를 곱게 보지 않는다. 당당하게 동거하는 커플이 진짜 많아지고 있지만, 겉으로는 "요즘은 다 그렇지"라고 말을 해도, 속으로는 "아이고... 요즘은 진짜 세상이 변했구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가끔 양가 허락하에 동거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솔직히 특히 딸 가진 부모 입장에서, 딸이 동거한다고 하면, 이미 거의 살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일 텐데 말린다고 될 일이 아니니 어쩔 수 없이 맘대로 하라는 것일 테니. 쌍수 들고 반기는 부모들은 없지 않은가? (나만 이러나?)

암튼, 남자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여성 입장에서 동거하다 헤어지면, 그 큰 상처와 사회적인 이미지 하락은 다 여성이 감당해야 하는데.

그런 사회적인 시선을 알면서, 동거를 제안한다?

그렇다면 그 남자는 세상 물정을 모르는 천둥벌거숭이 거나. 여자의 앞날에 무책임한 사람이며, 진지하게 여성을 사랑하는 상대로 아직은 생각하지 않는 것일 뿐이다.


두 번째로, 결혼을 하고는 싶은데 아직 확신이 안 섰다. 둘이 잘 맞는지 살아보고 결정하려 한다는 말이 너무 웃긴다.

사랑하면, 어떻게든 맞춰서 살 각오를 하게 된다. 그럴 각오도 없고, 본인이 무조건 맞춰줄 마음도 없고, 테스트하듯 동거해 보고 결혼할지 말지 결정한다는 것 자체가

사랑에 확신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사랑하는데 일단 동거해보고 아니다 싶음 헤어지는 게 이혼보다 낫다고?

그건 좀 비겁하다는 입장이다. 차라리 이 사랑을 내 인생 역사에 이혼이라는 글자로라도 남기는 게 낫지.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사라지게 만드는 건... 그 정도로의 사랑이 아니라는 뜻이니까.


마지막으로, 동거와 결혼은 엄연히 다르다.

일단 돈이 섞이고, 가족이 섞인다. 돈이야 결혼해서도 각자 하는 집들이 많아지니 빼고 말하더라도.

동거할 때는 양가 부모님이나 형제들이 그냥 "동거인"으로 대할 것이다.

하지만, 결혼을 하는 순간, 사위와 며느리가 되는데. 서류가 무서운 게, 서류상으로 부부가 되는 순간 정말 입장과 책임과 의무와 권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친척들 찾아뵙고, 공식적인 자리에 함께 해야 하고, 며느리와 사위의 도리를 책임감 있게 해야 하는 것이다.

이건 동거 10년을 했다고 해도 새로울 것이다.

그런 점에서 동거가 절대로 결혼의 예행연습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나도 섹스 앤 더시티를 보면서 동거를 생각하던 사람이지만

그때도 동거가 결혼의 예행연습은 될 수 없고

사랑의 증거도 될 수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냥 좋아서 함께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동거를 이제는 결혼 전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까지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내가 고루한가 싶어 글로 한 번 정리한다.


내 딸들이 동거를 고민하면 이 글을 보여줄 생각이다.

성관계는 상관없다.

들락날락 거리는 것도 문제없다

하지만 정식으로 한 집에서 함께 사는 것은 제일 의미 없고 혼자의 자유만 뺏기는 손해 보는 짓이라는 것을 우리 딸들이 꼭 알아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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