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쿠팡에서 장을 보게 된 이유

by 지망생 성실장

사실 몇 달동안 유튜브에 빠져 살았었다.

유튜브에 바져 산 것이 몇달은 아니고, 유튜브 탄생 쇼츠 탄생과 함께 시작이었지만

이번 유튜브 중독은 좀 달랐다.

내가 주제를 정해서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피지(여드름, 블랙헤드) 짜는 것과, 내성발톱 자르는 것과, 귀지 콧물빼는 영상이었다.


특히 피지짜는 것은 하루에 2-3시간씩 연달에서 계속 보았다.


남편과 아이들은 정말 너무 더럽다며, 나에게 변태라고 했다.


나는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고, 무음으로 보는데 지들이 뭔 상관이냐고 생각했다.

그래서 남편이 애들 정서에 안 좋다고 보지 말라고 부탁을 해도 무시했다.

하지만, 애들 앞에서 이런 영상을 보는 것에 진저리를 낸 남편은,

가장의 권력으로 특단의 조취를 강압적으로 선포했다.

바로 밤 11시 이후, 핸드폰과 아이패드, 컴퓨터 사용을 금지하는 법렬이었다.

애들 역시 유튜브 중독이었고, 나도 아이들 유튜브 중독을 막고 싶었기에, 차마 반발할 수 없었다.

아이들은 유일한 자기들편이 되어즐 입법권자의 배신을 두눈을 뜨고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우리 집은 밤 11시부터는 핸드폰을 독재자에게 압수 당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남편의 넷플릭스도 뺏는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 집은 현재 밤 11시부터는 오로지 티비 밖에는 볼 것이 없다. 그래서 한 동안 다 함께 홈쇼핑을 열심히 보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이상하게도 이 법령이 진행되면서,

나는 유튜브의 피지짜기나 내성발톱 뽑는 영상을 덜 보게 되었다.


그 이유는 밤에 유일하게 폰을 허락받는 경우가 온라인 장보기 이기 때문이었다.


정말이지 폰 금지 시간에 허락받은 쿠팡 생필품 장보기는 왜이리 재미있는지.

엄청 흥미 진진하고, 쿠팡의 상품 하나하나가 그렇게 좋아보일 수가 없다.


그러다보니 매일 1만5천원씩 꼬박꼬박 장을 보고 있다.

어느새 냉장고가 터질 지경이다.

( 신선 식품은 거의 안 사니 냉장고는 텅텅인데... 냉동고는 이제 한계가 되었다 )


그래도 남편은 좋단다.

한끼 식사도 해주는 편이고,

이상한 더러운 변태같은 영상도 안보고.

요즘 일 안하고 낮에 하루종일 유튜브를 봐도, 좋은 것 본다며 많이 보라고 격려도 해둔다.

그렇게까지 피지짜는 영상이 싫었나보다.


나도 피지짜는 영상의 도파민이 쪼금 그립기는 하지만,

건강한 주부들의 요리 영상들을 보며

도시락도 싸볼까 하는 생각도 들고, 이런 요리도 해볼까 하는 의욕도 생기니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오늘은 쿠팡으로 우유도 시키고, 샐러드도 시킬까 한다.

쌈채소는 결국 썩어버리지만, 샐러드는 곧잘 먹으니까. 내일 며칠전에 사둔 제육볶음과 쭈꾸미양념냉동과 함께 먹으면 괜찮을 것 같다.

그런데 다 매운 것이라 둘째를 위해 삼겹살을 별도로 구워야 할 것 같아서

벌써부터 설거지가 걱정이 되긴 한다...


암튼...

독재가 남편은 싫지만

애들도 11시부터는 디지털 디톡스가 되고

나도 유익하게 좋아지는 것 같아서

남편의 독재를 기분 나쁘지만 인정하게 되었다.


기분나쁘지만.... 현명한 독재가는 필요하긴 한가보다

그래도 박정희 편은 안 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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