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증 갱신

by 지망생 성실장

작년, 2024년에 운전 면허증을 갱신하라고 연락이 왔었다.


운전면허증은 대학교 1학년때 99년도 여름에 취득했었다.

처음에 부모님은 곧 폐차를 할 예정이었던 차키를 주며 연습하라고 하셨었다.

그 차를 몰고 강원도도 갔다 오고, 학교도 다녀오고, 동네도 돌고 했다.

하지만 그 날!

아빠가 내 옆에 타고 동네 한바퀴를 돌며 연습을 시켜주기로 한, 그 날!

나는 끼어들기를 계속 실패했다.

겁먹은 아빠는 계속 큰 소리로 뭐라 뭐라 했었다.

결국 직진으로 가다가 한 골목길에 겨우 들어갔는데,

아빠가 화를 내면서

"너 혼자 죽어!"

라고 말하고는 내려버리시는 것이다.


나도 버럭 화가 나서, 그냥 아빠를 버리고 운전을 했다.


옆에서 시끄럽게 하는 사람이 없으니 오히려 끼어들기도 성공했고, 무사히 집에 잘 도착했다.


그런데 아빠는 그게 아니었나보다.

그런다고 진짜 그렇게 가냐면서 화를 계속 내시더니 "운전금지" 형을 내리셨다.


그 날 이 후, 나는 운전을 하지 않았다.


반항을 하려면 할 수도 있었겠지만, 사실 항상 운전을 해줄 남자 기사들이 사방에 있었다.

게다가 친정 언니도 엄마도 언제든지 말하면 운전을 해주셨고,

무엇보다 술을 좋아하기에 딱히 운전을 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렇게 결국 나는 장농면허 소지자가 된 것이다.


결혼 후, 하루에 버스가 5번밖에 오지 않는 오지에 살 때. 연수를 받으며 다시 운전을 하려고 시도를 했었다.

하지만 너무 피곤해서, 연수를 받는 도중 운전대에서 잠이 들어버려서, 선생님도 포기를 하셨다. ㅠㅠ

그리고 애를 낳고 나니 겁이 많아졌다.

끼어들기를 더 못하겠고, 목이 뻣뻣해져서 고개를 좌우로 돌리지도 못할 지경이었다.


결국 그렇게 나는 운전을 포기했다.


욕심많은 큰애가

"목동에 있는 학원에 다니고 싶은데, 셔틀 놓치거나 그러면 다른 애들은 엄마가 태워주는데, 엄마는 운전을 못 하니, 아예 안 가는게 좋겠어."

라고 말 할 때,

둘째가

"여자는 운전을 못하잖아. 엄마도 그렇잖아."

라고 할 때,

진심으로 운전을 너무나 하고 싶었다.


하지만 한문철티비 등에서 교통사고를 많이 봐서 그런가. 정말 운전이 너무 무섭다.

그리고

내가 운전을 한다고 해서, 우리 집에는 차가 1대 뿐인데, 남편이 운전을 해야하니 어차피 내가 운전을 할 일은 없을 것이다.

차를 2대나 가질 여유는 없다.


그렇게 나는 마흔 중반의 운전도 못하는 아줌마 인 것이다.


그런 내게 운전면허 갱신은 귀찮은 일이었다.

이걸 꼭 갱신해야 하나?

이렇게 자연스럽게 취소되는게 나라에도 좋은 일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1년이 그냥 지나갔다.


하지만, 며칠 전, 은행에서 신분증으로 자연스럽게 운전면허증을 내밀었는데

기간 만료로 검색이 안된다고 하는 것이다.

옆에 있던 남편이 그 말을 듣고는 아직도 갱신 안했냐며 놀랐다.


남편은 "당신이 가진 유일한 국가 면허증인데. 유지하는게 좋지."

라고 말했고

친정 엄마는 "70살 넘어서 운전면허증 반납하면 10만원 주니까. 그때 10만원 받도록 일단 유지해." 라고 하셨다.


뭐라도 들고 있는게 좋겠지. 운전만 안하면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 드디어 1년 만에 운전면허증 갱신을 하러 갔다.


여권사진 2만원 / 갱신비 1만6천원 / 과태료 2만6천원 ㅠㅠ / 왕복 택시비 1만원

도합 7만 2천원을 지출했다.


새로운 면허증은 반짝 반짝 예뻤지만,

돈을 생각하면, 훗날 70대가 되서 반납해서 10만원을 받는다고 해도, 너무 손해인 것 같았다.

게다가 아침에 다녀오느라 애들 저녁밥도 못 챙기고, 도시락도 못 들고 나왔다.


남는 장사인지 모르겠다.


운전 면허 딸 때는 호기롭게

150만원인가 돈을 들여서

"먹고 살길 없으면 배추장사라도 해야 한다" 생각에 1종보통으로 취득해놓고

이렇게 썩히다니......


나 같은 사람이 운전면허증을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괜찮은 것인지 모르겠다.

또 급하게 찍은 사진이 너무나 마음에 안 들어서 그것도 괴롭다. ㅠㅠ


암튼, 다들 과태료 안내게 나라에서 뭐라도 날라오면 바로바로 행동하세요.

세상 과태료 처음 내봐서 너무나 부끄럽고, 아까워 속이 쓰린 1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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