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기름, 깨, 김치, 쌀, 감자조림, 감자채볶음, 나물반찬, 장조림, 엄마표 만두
1월1일에 친정에 간다.
모처럼 자동차를 가지고 가기에, 물건을 많이 가지고 올 수 있는 몇 안되는 기회이기에
가지고 올 수 있는 것들 다 가지고 오려고 한다.
엄마도 이럴때 챙겨줘야한다고, 벌써부터 만두를 만드네, 반찬을 뭘 해두어야 가지고 가서 편하게 맛있께 먹을까 고민중이시다.
몇번의 통화 끝에, 내가 딱 정해준다고 저렇게 목록을 만들어 드렸다.
목록을 보내면서도 엄마가 힘들까봐 걱정이 된다.
하지만 엄마는 일도 안하는데 이런 거라도 해야지, 다 맛있게만 먹어주면 좋다. 나물은 어떤 나물을 할까? 하시며 여기에 감자도 양파도 서울보다 인천이 싸고 좋으니 사둘테니 다 가져가라도 준비해둔다고 하셨다.
아직 10일이나 남았는데.
벌써부터 딸 사위 손주들 온다고, 가지고 갈 것 빠드리지 않고 챙기시려고 신경써주시는 모습이 감동이기도 하고, 죄송스럽기도 하다.
사실 이제는 내가 해드리고, 사드리고 해야 할 나이가 맞는데.
나는 아직도 아무것도 모르고 못하는 막내딸이라는 가면을 쓰고 얻어먹고 훔쳐온다.
부모님이 이런 일이라도 있어야 움직이고 건강해지실 거라고
손주보고 싶어서 지하철 타고 우리집에 오시는 것도 말릴 일이 아니라 계속 오시라도 해야
건강에 좋으신 거라고 생각을 하다가도
그래도 마흔 중반의 나이가 되서, 뜯어먹고 부려먹으려고 하는 불효자가 된 것 같아 고맙고 죄송하다.
문득 부모님이 더 늙어 정말 거동이 불편해져서
우리집에 혼자 못 올 정도가 되면 어떻하지? 하는 생각이 들면
아직 한~~~참 남은 미래니 생각하지 말자 결정해놓고도
시아버님처럼, 그 미래가 갑자기 덜컥 다가올까 걱정도 된다.
그러니
엄마 부려먹을 수 있을 때 많이 부려먹어야지
나는 그냥 못된 딸 하련다
그러위지기 전에 누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