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였다.
사무실에 차가 주차되어 있는 시간에, 출장 자동차 세차 서비스를 신청했었다. 2시부터 청소가 시작이었다. 그런데 2시 20분쯤 청소해주시는 분이 '너무 연기가 나서 청소를 못하겠어요.' 라고 전화를 주신 것이다.
화들짝 놀라 지하 주차장 4층으로 내려가는데,
15층인 사무실에도 살짝 연기 냄새가 나고, 지하주차장 4층은 이미 뿌연 연기로 가득차 있었다.
뭔가 불이 난 것 같아서, 일단 청소 접고 차를 빼기로 했다.
나는 바로 119에 전화를 했다.
주소를 불러주고, 불은 안 보이는데, 연기가 가득 나고 있다. 지하주차장 5층에서 올라오는 것 같다. 라고 했더니 전화를 끊지 말라고 하시면서, 연기 색을 확인하시고, 불이 안보이는 것이 확실한지 다시 물어보셨다.
119 전화 받으시는 분이 바로 구급차 출동을 말했다며, 가능하면 관리실에가서 대피 방송을 하도록 말해달라고 했다.
남편이 차를 빼는 사이, 관리실에 가서 방송을 해달라고 말을 했으니, 관리실 직원분은 이미 '무슨 일이냐, 연기가 난다' 라는 신고 전화를 받느라 정신이 나간 상태였다. 내가 방송하셔야 한다고 크게 2-3번 말을 했지만 전화받는 일에 팔려 방송을 못하시는 듯 했다.
일단 나는 건물 단체 카톡방에 '지하 5층에서 연기가 나니, 혹시 모르니 차를 빼시고 대피하시라'고 글을 남기고, 남편과 일단 밖으로 나왔다.
그 몇분 사이
정말 5분도 안 된 것 같은데
소방차 2대가 벌써 도착해 주었다.
소방관 님들이 완전 무장 하시고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시는 것을 보니 마음이 탁 놓였다.
잠시 뒤, 소방관님들이 하는 이야기를 엿들었는데, 발전기에 문제가 생겨, 연기 배출이 안된거라고, 매연이고 불이 아니라고 하셨더랬다.
다행이다!
경찰관님이 신고자를 찾으셔서, 인터뷰를 자세히 하고 감사하단 말을 했다.
우리는 청소해주시는 분께, 오늘 자동차 청소는 한 것으로 치겠으니 돌아가시라고 고생하셨다고 말씀드리고 보냈다.
그리고 다시 사무실로 올라왔다.
건물 건체에 매캐한 연기 냄새가 아직도 나고 있었다.
창문을 열고, 잠바를 입고, 자리에 앉으니 그때서야 다리가 후들거렸다.
혹시 불이었으면 어쨌을까. 잠깐의 헤프닝으로 끝나서 다행이다 싶었다.
그런데... 몇가지 생각이 들었다.
1. 대피하는 방송을 못 한 것이 아쉬웠다,
진짜 불이었으면, 큰일이 났을 텐데...... 직원분의 전화받는 쩔쩔매는 모습이 떠올라 그 분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 그런데 정말 이런 대형 건물에 불이 났을 때는 대비하여, 관리실 직원분들에게 소방교육이 제대로 이뤄져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2. 괜히 119를 불렀나? 하는 미안함이 들었다.
나야... 와주셔서 정말 감사했고, 최종적으로 불이 아니었으니 다행인데. 허탕(?)치고 가셨어서 내가 잘 한게 맞을까? 하는 미안함이다.
물론,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나는 내가 직접 확인하거나 하지 못하고, 119에 전화를 하긴 했을 것이다. 그렇게 배웠으니까.
17년 전에, 큰애가 돌 때 쯤, 아파트에 펑 소리와 함께 연기가 난 적이 있었다. 그때는 에어컨 실외기가 터진 것이었는데, 그때 나는 방송도 못 듣고, 아무것도 모르다가. 애기를 안고 낮잠 재우러 밖에 나왔다가 대피하는 사람들을 보고 허둥지둥 24층을 계단으로 내려갔었다.
그때, 만약 내가 애기랑 낮잠자다가 아파트에 불이 나면 그대로 죽었겠구나 하는 생각에 식겁했던 기억도 났다.
다행히도 너무나 감사하게도 두번이나 헤프닝으로 끝난 경우라 감사하다.
정말 자나깨나 불 조심하고, 항시 안전 점검에 긴장을 놓으면 안되겠다.
112 그리고 119 절데 잊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