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일기 칭찬일기
그거 해서 뭐해?
딸들 공부를 시키고, 일을 하려고 노트북을 켰지만, 큰애와 둘째가 자꾸 말을 거는 바람에 노트북을 다시 닫았다. 설거지를 하려다가 큰애가 윤선생 하는데 시끄럽다며 조용히 하래서 물을 껐다. 빨래를 돌리고, 건조기에 넣고 청소를 할까 하니, 둘째가 그냥 옆에 있으란다. 자기 수학 문제 푸는데 옆에서 자기 공부하는 거 봐달란다. 그냥 보기만 하란다.
나는 평소처럼 핸드폰으로 온라인 쇼핑을 하려다가, 정신을 차리고, 작은 의자를 가져와서 올라갔다 내려갔다 스텝 운동을 시작했다.
애들이 엄마 뭐하냐고 해서. 하루에 1분이라도 운동을 하려고 한다고, 가만히 있는 거보다 좋을 것 같아서 한 번 해보는 거라 했다.
큰애가 '그거 해서 뭐해?'라고 했다.
'안 하는 것보다는 낫지. 1개라도 하면 한 거니까.'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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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나는 첫째는 큰애의 말에 상처를 받으며, 고민이 되고, 둘째는 안 하는 것보다 낫다는 내 말이 마음에 든다.
큰애는 가끔 말을 잘못한다. 1분만 움직여도 힘들어하는 엄마가 그래도 운동이란 것을 뭐라도 해보려고 하는 것을 보고 '그거 해서 뭐해"라고 하거나. 태어나서 처음 엄마 옷 쇼핑을 따라와서 한다는 소리가 '엄마는 그런 거 안 어울려' 라거나....
내가 큰애 앞에서 욕은 했을지 몰라도. 용기를 꺾는 말은 안 한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친정 식구들 말투가 저따위긴 한데. 내가 사회생활을 하고, 특히 영업을 배우고, '저런 말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남편이 내 말에 상처받는다고 하도 남편과 시가 식구들이 뭐라 하기도 하고 등등 암튼 결과적으로 친구들한테 절교도 당했기에 나는 큰 상처를 받고, 진짜 말 한마디 하는 것을 제대로 배웠더랬다.
그래서 내 딸들에게는 상처 주는 말은 안 하려고 했고, 실제로 안 했다고 생각했는데
큰애가 나 보고 배웠겠지 싶어서
큰애의 말에 상처를 받으면서 죄책감이 든다.
그리고 큰애에게 엄마한테 배웠으면 미안하고, 엄마도 노력할 건데. 진짜 상처받는 말이라고, 엄마는 쇼핑 자체를 큰 용기 내서 나왔는데. 네가 별 생각 안 하고 사춘기라 어디서 보고 배운 말을 툭툭 던진 거라고 생각은 하는데. 그런 것이 나에게는 너무 큰 상처라고 말을 했더니 큰애는 사과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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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하는 것보다는 낫겠지.
요즘 생각하는 말이다.
결과적으로 건강이 똥이고, 그래서 새로운 문제가 생기는 것이 맞으니
체력이 좋으면, 덜 짜증이 나겠지, 그럼 욕도 덜 하고, 죽고 싶단 생각도 덜하겠지 하는 생각으로
유튜브 3분 운동을 지금 3일을 했다.
3분 가지고 뭐가 되나, 생각은 한다. 식이는 하나도 안 바꾸고, 꼴랑 3분 그것도 대충 하는 게 뭐가 될까나 싶은데. 지금 내 상태가 5분도 쉽지 않고, 원래 1분 하려다가 그나마 노래 한곡 분량으로 바꾼 거다.
그런데
안 하는 것보다는 3분만큼은 도움이 되겠지, 내가 3분 하고 큰 기대를 하는 것 아니잖아?
3분 했으니, 1분만큼은 뭔가 바뀌겠지 안 한 것보다는 좋겠지 안 그래? 하는 마음이다.
아이에게도 입 다물고 있는 것이 아니고, 소리 지르는 것이 아니고
엄마가 속상하다 너의 싹수없는 말에 상처받았다 말하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는 낫겠지. 아이도 그러면서 말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겠지.
방금, 자살예방 도움 전화번호를 검색해서 전화를 했다.
자살보다는 이혼이 낫고, 본인이 본인을 가장 중요시해야 한다. 이혼이 무책임한 것처럼 자살도 무책임한 것은 맞다라고 말을 하시면서, 무료 상담할 수 있는 번호를 줬다.
무료 상담을 받아보긴 했고, 1시간에 7만 원짜리 상담도 받아봤고, 약도 먹어봤지만 그다지 도움이 되지는 않았었다. 내 근본적인 것은 아무것도 해결이 안 되더라, 나에게 도움도 안되고, 내 말을 듣는 것 같지도 않았다.
그래서 알려준 전화번호로 전화는 안 할 것이다.
그래도, 자살예방도움센터에 전화한 것이 안 한 것보다는 낫다.
잠깐이지만 말도 하고, 조언도 듣고, 어쨌든 그런 것 같다.
언젠가 다시 상담이나 치료를 받을지도 모를 테니
남편은 눈치를 채고, 어쩔 줄 몰라하면서, 괜히 어깨를 두드려주고, 뭘 해줄까 하고, 미안하다 했다가, 하는데.
직원을 뽑기로 하긴 했으니. 직원이 뽑히고, 내 일이 조금이라도 줄어들고, 규칙적으로 출근 퇴근을 하게 되면 나아지겠지.
남편도 모른 척한 것보다. 뭐라도 나에게 말이라도 걸고 해 주니 더 낫다.
***
어제도 브런치에 그냥 글을 올렸는데..
사실 어제 너무 감정적이어서 속이 터질 것 같아서 올렸더랬다.
그리고 지금 어제 올린 글은 후회가 되긴 하는데
그래도 그 덕에 오늘도 브런치에 글을 쓰고,
멈추지 않게 되었으니
그래!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그거 해서 뭐하냐 싶지만
그거라도 하는 게, 안 하는 것보다 낫다고
살기 위해, 뭐라도 해봐야지
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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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의 할 일이 있는데. 1개는 했다.
브런치에 글을 썼고,
상담도 하면서
살려고 나 노력하고 있다.
당뇨약도 잘 먹었다.
오늘 유튜브를 보면서 꼭 1분이라도 홈트를 할 것이다.
오늘 나 스스로를 좀 안아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