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테스를 결제했다.
첫 수업을 가면서 다짐을 했다.
뽕 뽑아먹을 생각하지 말고, 무조건 재밌게 할 생각을 하자고
필라테스 비용은 13년 만에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하자
쫄쫄이 옷에 10만 원을 투자했지만, 만약에 언제라도 옷을 새로 사고 싶다면, 옷 값 생각하지 말고, 또 사자
만약, 일 때문에 2-3번 결석을 하더라도,
자책하지 말고,
괜찮다고, 그 정도 로스율은 세상 어디에도 있다고, 효율 100% 인 상품은 없다고.
그러니 그 정도 로스율에 자책하지 말고,
도전하고 행동하고 포기하지 않음에 나 스스로를 많이 많이 칭찬하자고 다짐에 다짐을 했다.
현재, 필라테스 5회를 나갔는데.
마음을 넓고 편안하게 즐기고자 하는 마음으로 진행했더니 참 좋고,
진짜 좋아서 빠지고 싶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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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나라면 아마 다음과 같이 생각했을 것이다.
내가 나 따위에게 65만 원이란 돈을 썼다. 1회에 4만 원이다. 절대 빠지면 안 된다. 그리고 결과가 나와야 한다. 적어도 3개월에 5킬로는 빠지도록 열심히 이 악물고 하자.
먹는 것은 당연히 줄여야 한다.
운동도 공부다. 수업 전후 예습 복습이 있어야 하니, 주 2회 수업 외에 다른 날에도 복습을 하자.
운동복? 이미 수업 비용으로 65만 원을 썼고, 내가 앞으로 계속 이 운동을 할지 안 할지 모르는데. 또 10만 원이 넘는 돈을 낼 수는 없다. 당근으로 빌리던지, 친정 언니가 안 입는 옷을 가져오던지 해야 한다.
그리고는 스트레스에 못 이겨서 아마 2-3번 가고, 진상짓을 하며 환불을 요청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필라테스를 시작하면서는 정말 스스로 '무조건 즐기자'라고 다짐에 다짐을 하고 있다.
실제로
운동을 잘 못해서 지적을 받아도, 대충 해서 운동 효과가 떨어져도,
주 2회 1시간 동안 애들과 회사와 스마트폰에서 벗어난 것으로 내 정신건강에 무조건 좋다라고 생각하고 있고, 운동하면서 계속 웃으려고 노력 중이다.
그래서 정말 즐겁다
그래서 정말 빠지고 싶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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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 뽑아 먹지 말고, 적당히 작작 하자!
요즘 새롭게 내가 되뇌는 말이다.
쉽지는 않다.
나 스스로에게도 "네가 배가 불렀구나. 매달 20만 원이면, 큰애가 가고 싶어 하는 아이패드 미술학원에 보낼 수 있고, 둘째 화상영어나 수학 학원을 보낼 수도 있고, 명륜진사에 매달 2번이나 갈 수 있는 돈인데, 그 돈을 버려도 괜찮으니 즐기자? 즐기자~~?? 그게 할 마이냐? 네가 재벌이냐?"
라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기도 한다.
하지만, 뽕 뽑아 먹지 말자 라는 기준을
아이들과 직원들에게 대입하면 또 세상이 달라진다.
우리 아이들은 매일 공부할 것들이 정해져 있고, 다 하면 매일 도장을 하나씩 주고, 그 도장 모으면 보상을 준다. 지금도 도장은 다 해야만 주기는 하지만, 그와 별개로 "잘 살았다"는 칭찬 스티커를 새로 하나 만들어서, 공부는 목표의 50% 이상만하고, 따로 유튜브만 안 보고, 잘 먹고 잘 씻고 잘 놀았으면, 매일 오늘도 잘 살았다는 뜻으로 스티커를 줬다.
그랬더니 아이들이 매일매일 자기 전에 무조건 손뼉 치고 웃으면서 잔다. 나도 기분이 좋고, 욕을 하거나 손찌검을 하거나 하는 일이 많이 줄고, 대신 같이 티브이도 종종 보면서, 함께 웃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직원들은 사실 뽕 뽑아먹지 않으려는 것이 쉽지는 않다.
내가 매달 월급을 얼마를 주는데, 매달 월급은 주는데, 내가 가져가는 돈은 더 적은데.. 아무리 투자기간이라도. 저 놈들 월급 받아가면서 고마워하지도 않네, 하면서 팔짱 끼고 보게 된다.
하지만 그럴수록 "저 연봉을 주니까 뒤통수 안치고 열심히 일하지, 1분도 야근이 없으니 근무시간에 집중하지, 직원들 덕분에 내가 숨을 쉬고 있지.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아침에 눈뜨면 눈물 줄 줄이었는데. 성실하고 꼼꼼하고 음흉하지 않고 사무실에 매일 안 나가도 문제없이 일해주는 고마운 사람들이다. 사람에게서 뽕뽑아 먹지 않아야지, 사람한테 뽕뽑아먹으려고 하면, 될 일도 안된다. 특히 사람은 길게 가자 "라고 다짐을 하고 있고, 잔소리 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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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억울하긴 하다.
나라에서 세금은 뽕뽑아먹으려고 계속 늘리고 있고,
내가 하는 서비스업은 받은 돈 이상의 만족을 줘야 하니, 계속 웃으면서 고맙다 미안하다 하면서 계속 "저 사람이 뽕뽑아먹었다"라고 느끼게끔 줘야 하니까.
그냥
나는 프로니까. 받은 것 이상으로 보답하는 것이고
나는 마음이 부자인 사람이니까. 더 받을 생각 말고, 딱 그 값어치만 하면 만족해하는 것으로
나는 정신이 건강하고, 정신이 부자니까. 괜찮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와 내 가족과 내 직원들에게
다시 한번 나 스스로에게 너그럽지 않으면 뭣 하러 사냐
어차피 나로 사는 데
나에게 너그럽고, 나를 예뻐해 줘야지
하는 마음으로 살려고 한다.
***
나는 이제 막 번 아웃에서 벗어나는 것처럼 보이는데
남편은 이제 시작인 것 같다.
어제오늘 숨이 안 쉬어진다고 하고, 일을 자꾸 미루고 싶다고 한다.
겁이 나긴 하는데,
차라리 지금 사업들 다 정리하고, 적게 벌고, 적게 쓰고 하는 것도 자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편에게 알아서 하라고 했다. 어차피 나는 못 도와주니, 본인이 알아서 해야지 약을 먹든 일을 줄이든 뭣이든... 답이 있나......
불쌍한 사람......
***
어제저녁은 라면
오늘 아침은 초코 시리얼
간식은 던킨도너츠
저녁도 던친 도넛
어제오늘 어쩌다 보니 애들 식단이 엉망이다.
하지만, 영양적인 점심 급식이 있으니 조금 안심이 된다.
대한민국 초등 무료 급식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