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상 예술가들을 많이 만난다
정확히는 예술 지망생들이지만
예술을 하는 사람들 중, 99%는 지망생으로 남고1%는 전업작가가 되고
전업 예술가, 전업 작가들의 1% 정도만 대중이 아는 스타가 되는 것이 현실인 것은 누구나 알 것이다.
그래서 부모들은 모두 "예술하면 굶는다고 하지 말라고 하고"
그런데.
다들 잘은 모르겠지만 먹고는 산다.
10년전에 시인이 굶어 죽었다는 기사에서 예술가들 굶어죽는다고 걱정들이 많았는데...
사실
돈 받고 시를 팔아 산다면 굶겠지만
시가 아닌 에세이라도 쓰고, 여기저기 모든 장르의 글을 쓰고, 강의도 하고, 애들을 가르치고
하다못해 연필이라도 팔면 사실 굶지는 않았을 것이다.
잘은 모르지만.. 시인이기도 했지만. 그 외 다른 문제들이 겹쳐서 그리 되신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데
먹고 살긴 하는데, 부자가 되고, 편하게 살기 힘들 뿐이지......
그런 점에서
가끔 아이러니 한 것들이 있다.
집안이 부유해서, 내가 돈을 안 벌어도, 살 집이 있고, 먹을 것을 주고, 누추해지지 않게 최소하의 용돈을 주는 집안이어도
"내가 돈을 벌긴 해야 한다. 돈을 안 벌고 예술을 한다는 선택지는 아예 없다" 라는 나같은 사람이 있고 .
집안이 힘들어서, 직접 월세를 내고, 쌀을 사고, 공과금을 내야하는, 버스비를 계산해야하는 상황이어도
"돈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라면살 돈만 있으면 된다. 일단 예술을 안하는 선택지는 없다." 하는 분이 있다.
내 남편도 그렇다
"내가 집이 더 부유해서, 내 음악을 지원해줬으면 더 좋은 음악이 나왔을텐데. 그게 없어서 막노동해서 음악을 했지. 밥값도 아끼면서. 모든 것은 음악에 투자했지."
반면에 나는
"나는 부모님이 여자니까 대충 시집가면 되니까 하는 마인드여서, 사실 백수여도 단 한마디도 잔소리 안했고, 기본 차비 학원비 등은 다 지원해줬지만.
어떻게 대학까지 나와서 용돈을 받는가. 어떻게 직업을 안 갖지? 내가 대학생 중에 등단을 못했으니, 당연히 뭘 하든 직업을 가지고, 월급을 받으면서, 천천히 등단을 노려야지. 사회적으로 25살의 기준을 어느정도는 맞춰야 체면을 차리지."
라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나는 아마 버스비를 계산해야 하는 상황이면, 일단 혹시 모를 미래를 위해 저금을 하고, 어느정도 돈이 모였을때, 한달치 생활비 정도는 모아두었을대, 저금을 조금 나눠서, 예술을 위해 따로 돈을 모아서, 그 돈이 모이면 예술을 시작했을 것이다.
( 아마 그래서 나는 예술 중에 제일 싼, 연필만 있으면 되는 작가를 생각했을지도 ㅋㅋㅋ )
암튼 남편은 예술가가 되었고, 나는 지망생인 것 같다.
음악에 대한 재능
미술에 대한 재능
글에 대한 재능 이전에
돈이든 시간이든 무엇이든 주어지면
그것을 어떻게든 예술에 쓰고, 내 예술적 능력을 함양하는데 쓰는 것
돈을 모르고 계산할 줄 모르는게 아니라
다 계산해서 모든 것을 내 예술에 투자하는 것, 100원이 주어지면 "일단 장비부터 구매하고 보는것" 그런 자세가 예술인 인 것 같다.
100원이 주어지면, 일단 밥사고, 월세내고, 다음달 경조사비내고, 돈이 없네, 장비는 못사겠네 하는 자세로는
예술가의 길은 힘들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런 것은 집안이 부유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부자이고 여유로워도 "돈은 벌면서 해야지" 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더 많다.
아마도
경제적으로 더 체면을 중시하는 환경에 노출이 더 되어서 그러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뇌피셜이다.
암튼
매일매일 예술가와 지망생 사이에서 고뇌하는 분들을 접하는 입장에서
재능과 열정과 노력 사이에
돈에 대한 마인드와 생각 그것도 재능에 포함된다는 생각을 해봤다.
***
예술가가 되기위해 100% 올인하지 못한 나는 예술가도 못 됐지만
일하기 싫을 때만 브런치가 생각나는 나는
프로도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