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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망생 성실장 Sep 01. 2016

맥도날드 알바 면접 & OJE 후기 (1)


아침 10시 30분의 맥도날드 매장은 손님은 거의 없었지만, 직원들은 바삐 뛰어다니고 있었다. 맥모닝과 햄버거로 교체되는 시점이라 그런지 엄청 분주해보였다.    


평소 맥도날드에 당당하게 들어가, ‘여기요’ 하고 주문하던 나였지만,


오늘은 쭈뼛쭈뼛 매장 카운터로 가서 말을 했다.    


“저...... 면접보러 왔습니다.”    


카운터의 직원분은 환하게 웃으며, 매장 한 구석에 앉아서 기다리라고 했다.    


잠시 뒤, 쪼리 신발에 반바지등 편한 옷차림의 26살 정도로 보이는 젊은(어린) 직원이 나와 매장 테이블에서 면접을 보기 시작했다.   


근무 가능한 시간대는 언제인지를 중점으로, 매장까지 출퇴근 시간 등 간단한 것 등을 물어보았다.


5시간 정도, 월 60시간~80시간 정도 근무를 희망한다고 대답하니 약간 생각하는 표정을 짓길래 순간 덜컹 했지만, 면접보시는 매니저님이 괜찮다고 아침 근무 희망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좋다고 해서 다시 안심했다.    


그 자리에서 3일 후, 월요일 아침에 OJE (1시간 가량의 실기 시험?) 라는 것을 받기로 약속을 정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37살, 석사학위 취득자. 아이 둘 엄마이다. 


대학생 때도 맥도날드나 편의점등 최저시급 알바는 해본 적 없었다. 아마, 그때 못해봤기에, 신께서 이제라도 해보라도 이렇게 기회(?)를 주신 것 같다.    


돈은 없고, 경력은 변변찮은 주부가 구할 수 있는 일은 사실 많지 않다. 그나마 경력단절 전에라도 성실하게 일했으면 다행인데, 사실 나는 이런 저런 핑계로 1년 이상 회사를 다닌 적이 거의 없기에 누구한테 신세한탄 할 수도 없다. 그냥 내가 이렇게 살아온 것의 결과인데 뭘.    


일을 하기로 결심하고, 여기저기 다양한 직종의 면접을 몇 번 보았지만, 사실은 맥도날드와 스타벅스에서 가장 일을 하고 싶었다.    


스타벅스는 훗날 커피숍을 차리고 싶은 꿈도 있거니와 한국 스타벅스에서 일한 경력은 해외에서 인정해주기에 다른 나라의 스타벅스 매장에서 취업이 용이하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이민도 항상 염두에 두고 있기에 미국 스타벅스에서, 파리 스타벅스에서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맥도날드 역시 모든 것이 매뉴얼화되어 있는 작업 시스템과 훗날 요식업을 할 수 도 있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이었고, 더불어 60시간 이상 근무하면 4대 보험이 가능하다는 점, 근무 시간이 협의만 되면 7시부터 1시로 아이들 육아에 지장이 최소화 된다는 점이 아주 좋았다.    


특히, 4대 보험만 된다면, 실제 나의 소득은 받는 급여에 10만원정도는 더 받는 셈이다. 왜냐하면 현재 지역 의료보험으로 돈이 많이 나가고 있는데, 직장 의료보험이 되면 아주 많이 줄어드니까 말이다.     


그래서 나는 37살에 처음으로 맥도날드에 면접을 보았다.    


붙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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