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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망생 성실장 Dec 07. 2023

23.12.04 - 2번째 진료

4일 간, 약을 잘 먹었다. 욱 할 때 먹는 필요시 약도 2알 먹었다. 


그 사이 아이에게 문제가 생겨, 학교에 갔었다.

정말 직업적으로 메뉴얼대로 대하는 교감을 만나고, 그럼 절차대로 교육청에 민원을 넣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담임이 전화와서는 ( 어쨌던 결과적으로 ) 사과를 받았다. 


의사샘은 요즘 교사들이 교권이 무너져서 무기력증에 빠졌단다.

뉴스를 보면, 나도 선생님 편이지만

막상 내 아이가 억울하게 상처를 받으니, 정말 있는 민원 없는 민원 다 넣고 싶은 마음뿐이다.


하지만, 의사 샘이 냉정하고 현실적으로 말을 해주고,

담임의 전화를 받으라고 말을 해준 것은 감사했다.


***


남편은 내가 표정이 좋아지고, 여러가지로 좋아지는 것이 느껴지는데

그것은 약 때문이 아니라

새로 뽑은 직원 때문인 것 같다고 한다. 


나 역시 동의 한다. 


새로 뽑은 직원은 27살의 남자 인데.

단 둘이 사무실에서 하루 종일 일한다. 

사실 나는 내 영역도 필요하고, 특히 남자는 너무 싫어서, 한동안 정말 스트레스 받았었다.

그런데 지금은 적당히 사담도 나누고, 밥도 같이 먹고, 일도 시키는데로 바로바로 해주니 기분이 진짜 좋다.


게다가 좀 섬세한 면이 있는 친구라서

내가 여가 + 상사 라는 것을 엄청 신경쓴다


며칠 전 비가 왔을 때 사무실에 노는 우산 2개 들고 나갔는데

나보고 더 예쁜 우산 쓰라고 하는 모습에서 좀 기분이 좋았다.


나이 드니, 집이나 차도 있어야겠지만

말 안드는 남편, 자식보다

말 잘 듣는 직원이 있는게 중요하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


거꾸로 생각해보면, 

어떻게 나 혼자 다 했지? 싶기도 하다.

직원이 있어도. 지금 밤 11시까지 1끼도 못 먹고 있는데......

나 참 대단하다 싶고..


**


그 외에도 기분 좋은 일은 많이 있다.

큰 애가 학원 레벨 테스트에서 좋은 점수를 받고, 학원을 다니기로 결정했고

둘째가 혼자 있어도 숙제를 하고 노는 아주 바람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둘 다 친구들하고도 잘 놀고,

밥도 내가 없어도 잘 챙겨 먹고


이제 정말 나만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기만 하면 된다.


**


약발인데.. 오늘로써 1주일 약을 먹은건데

왜 이렇게 긍정적인 글을 쓰고 있지? 


다음 주 12월 13일  수요일 3번째 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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