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위대한 성장은 없더라

흙을 고르고 마음을 다해 그릇을 빚기만 한다. 묵묵히.

by 오승하

내가 진심으로 사랑해도 사랑은 나의 마음과 다르게 늘 변한다. 온 정성을 다하면 세상은 내편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작은 일에 진심을 다한다는 것은 마음을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온라인 자기 계발 세계에 들어와 있다. 함께 하는 도반들에게 진심을 다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하나씩 세심히 알려준다.


정성을 다해도, 성장하는지 모르겠다는 우매한 말을 듣고는 한다. 책을 보고, 글을 기록하고 나를 돌아봐야 된다고 하지만, 매번 다양한 상황을 설명한다.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 말하고 싶지만, 상대의 마음을 위해 진심을 내려놓는다. 진실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용기이다. 진심으로 이야기하면 각자의 기준이 달라 고개를 갸우뚱한다. 나 역시 내 기준이 옳다고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진심을 내려놓는다.


나의 이야기를 하지만, 너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인생의 다름을 인정한다. 다만, 초등 1학년 아이가 유치원생에게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해 줄 수 있고, 서울대생이 고등학생에게 자신의 학창 시절을 이야기할 수 있듯 경험이 전부다. 경험을 통해 얻은 결론과 과정만이 그 사람을 알 수 있는데, 사람들은 그 결과물 보다 현재 그럴싸한 말을 믿는다.


지금 현재 나는 이런 사람이다 정의하고 그 말이 마치 대중화된 것처럼 믿는다. 사람의 과거 성과와는 상관이 없다. 지금 모습에 초점이 맞춰 있다. 지금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은 중요하다. 그렇다고 지난 온 과거가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니다. 그 과정에 그 사람의 가치관이 만들어진다. 현재를 살지만, 과거의 점이 지금을 만들었다. 지금의 행동이 미래의 그를 보여준다. 모든 과정은 결과로 입증될 때 따라야 하는데 그 시간의 시차는 생각보다, 불편하다. 불편함은 행동을 회피한다.


책을 읽고 필사하고 기록을 했다. 하루 한 문장을 읽고 블로그에 서평을 기록했다. 123일 동안 123권의 책을 읽고 기록하면서, 일하는 노동자처럼 책을 읽고 기록했다. 하루도 빠지지 않은 서평글을 읽어 주는 분들이 생겼다. 이웃이 되었고, 함께 독서를 하는 도반이 되었다. 함께 한다는 것이 감사했고 행복했다. 책을 안 읽던 분들이 책을 읽더니 시야가 확대되었다. 먼저 읽은 책을 적용해서 콘텐츠를 만들고 그 안에서 도반들을 만났다. 도반들에게 읽은 부분을 공유하고 함께 하는 시간을 만들었다. 각자 하는 일은 달라도 같은 마음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릇을 빚는 도자기공처럼 흙을 고르고, 물레를 돌리듯 책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나눈다. 유약을 바르듯 정성을 다해 피드백을 한다. 도예가의 손길로 도자기가 모양을 갖추듯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정성을 다한다. 그렇게 가마에 들어가 불을 맞이한다. 도자기 공은 도자기가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 불의 세기, 바람의 방향에 따라 모양이 천차만별이다. 도자기는 고온에서 녹아내리는 유약의 빛과 모양이 신비로운 색으로 만들어진다고 했다. 도예가가 최선을 다해도 결국 가마 안에 들어가는 순간, 불이 만들고 완성을 한다. 사람이 아니라, 불의 세기가 모양을 만든다. 현실에서 연단되듯, 최선을 다해 도자기를 빚지만 결국, 만들어지는 것은 하늘의 뜻이다. 불을 대하듯 사람들은 크고 작은 시련을 만난다. 전혀 생각지 못한 곳에서 정성을 알아주는 이가 있는가 하면, 많은 기대로 정성을 들인 도반이 엉뚱하게 나오는 것을 무기력하게 본다. 말과 행동이 다를 때 안타까움도 있다. 더 슬픈 것은 그 사실을 알고도 그냥 바라봐야 한다. 그러다 생각했다. 아닌 것을 깨는 도공의 결단력을 말이다.


도자기공은 가마에서 빼내온 도자기를 보고, 기대했지만, 아닌 것은 과감히 깨었다. 생각보다 기대하지 않은 작품이 영롱한 빛을 분출할 때 감탄하고 귀하게 여긴다. 그리고 묵묵히 다시 흙을 고르고 모양을 만들고 물레를 돌린다. 그 일을 묵묵히 반복한다. 반복한다는 것은 그 일에서 꾼이 된다는 의미이다. 꾼이 된다는 것은 가치를 만드는 것이다. 가치를 만든다는 것은 브랜딩이 되어가는 과정이다. 결국 사람을 위한 것도, 어떤 불을 어떤 방향으로 맞이할지는 각자의 마음이다. 그 마음을 내가 정할 수 없다.


성장한다는 마음은 어떤 것일까? 나는 성장을 감사와 평안한 마음 상태라 생각한다. 햇살이 감사하고 바람이 감사하다. 자연의 씨앗이 시간이 지나 새싹이 나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평안하고 기름진 땅에 내려앉아 자리를 잡고 성장하는 것이다. 자연의 성장처럼 사람 마음도 그렇다. 어떤 씨앗은 정성을 다해도 마음의 땅이 척박해 씨앗이 발아할 수도 없는 상태로 말라가는 경우도 보았다. 사람과 함께 한다. 내 마음하고 다른 눈길을 본다. 몸은 함께 하는데 눈은 늘 다른 곳을 향하고 있는 사람을 본다. 바람의 방향이 바뀐 것이다. 다른 방향을 보는 사람을 원망할 수 없다. 그 방향은 그 사람의 몫이 때문이다. 사람이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는데 어찌 서운하지 않겠는가! 그래도 그 마음은 내가 정할 수 없다. 그들의 몫이다. 나는 그저 오늘도 흙을 고르고 모양을 만들고 물레를 돌리고 무늬를 그려 넣는다. 안료나 유약을 바른다. 어제 한 일을 오늘도 한다. 묵묵히 그렇게 만들어 간다. 어떤 작품이 나올지는 오직 하늘이 안다. 하늘의 마음을 내가 알 수 없다.


이젠, 가마에 넣고 기다린다. 예상 한 색과 모양이 나오지 않아 속상해도 과감히 깨어 버린다. 그 과정을 찾아가기까지 정성을 다했다. 그것으로 족하다. 족해야 한다. 최선을 다했지만, 뜻밖의 작품을 만든다면 신이 내게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단 한 작품을 위해 오늘도 나는 물레를 돌린다. 언제나처럼 묵묵히 나의 길을 걸어간다. 스스로 크는 성장은 없다. 적당한 바람 햇살 습도가 필요하듯 나는 그저 그 환경을 만들어 간다.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과 성장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위대한 성장보다는 사랑이라는 마음으로 진심을 다해 빚는다. 오늘도 집중한다. 묵묵히 도자기를 빚듯 하루를 빚는다.


위대한 성장은 없다. 다만, 감사와 정성을 다한 오늘의 하루는 어제보다 나은 감사함이 존재한다. 그 안에서 나와 결이 맞는 도반들을 우연히 만난다. 그 감사한 마음이 나를 성장했다고 생각하게 만들어 준다. 나의 강점을 잘 해냄으로써 타인과 사회를 돕는다. 그 마음속에 성장한 도반들을 본다. 감사한 하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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